▲ 일본에 9.0 강진과 10미터의 쓰나미가 발생했다는 것은 과거일 뿐, 이젠 '건설의 힘'으로 '희망'을 심을 때다. 일본 적십자 관계자가 도호쿠지역에서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다.<사진=한국적십자사 제공>

1979년과 1986년, 역사속에 박제되어 있던 스리마일과 체르노빌은 잊혀진 존재였다. 하지만 2011년 3월 원자력 안전 강국을 자처하고 있던 일본에서 최악의 원전 사고가 벌어질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점차 ‘현실화’ 되고 있다. 더구나 역사속 사고와 달리 후쿠시마 원전 사고 여파는 디지털 시대의 생방송이라는 미디어의 위력을 타고 방사능보다 먼저 전 세계로 번지고 있다.

18일 현재 전 세계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피폭의 두려움을 잊고 원자로에 냉각수를 공급하기 위해 투입된 180명의 일본 영웅들이 벌이고 있는 ‘사투’를 지켜보고 있다. 냉각수 공급 여부에 따라 ‘대형 참사’를 막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갈리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원자력발전 확대라는 에너지 정책의 재검토를 주장하는 국내 시민단체의 목소리 또한 점점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의 대응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18일 오전 청와대에서 일본 지진피해 관련 대책회의를 열고 “오늘 참석한 전문가들로부터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이 매우 우수하고 안전하고 지금도 잘 운영해 나가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하지만 이 기회에 우리나라도 일제히 점검하는 계기를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획재정부,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 등 관계부처 장관과 윤철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 김종신 한수원 사장, 정연호 한국원자력연구원장, 강창순 서울대 교수, 황주호 한국에너지기술원장, 장순흥 KAIST 교수 등 원자력분야 민간 전문가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 이같이 강조하면서 “전면 점검하고 매뉴얼을 다시 점검하고 더 보완할 것이 있는지 이런 자세를 가지고 일해 달라”고 당부했다.

우리나라의 원자력안전을 담당하고 있는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날 새로운 이 대통령에게 ‘국내 원전 안전점검 방향’을 보고하면서 “일본 원전사고를 거울삼아 새로운 시각에서 총체적인 안전점검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이런 대응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은 논평을 내고 “미흡하고 늦은 조치지만 이제라도 시작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민관공동기구를 구성할 때, 정부와 민간의 전문가뿐만 아니라 4개 원전 지역의 주민과 시민대표, 국회의원, 시민단체 대표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