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부발전은 SLP 스크린에 부착한 해파리를 준설선을 이용해 제거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최근 해파리 대량출현에 따른 어업피해 주의경보를 발령했다. 해파리는 어업에만 피해를 끼치는 것이 아니다. 한 언론사 보도에 따르면 영국 스코틀랜드 동부의 한 원자력발전소가 대량의 해파리로 인해 해수필터가 막혀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마네현 원자력발전소도 해파리가 냉각장치를 막는 바람에 발전소를 가동하는데 문제가 발생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국내 원전도 해파리 유입으로 인해 원자로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화력발전소 역시 잦은 출력감발을 실시해야 했다. 정부가 해파리 대량 출현에 따른 피해를 경고하고 나선 가운데, 발전소는 지금 해파리와의 한판 전쟁을 대비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4개 원전별로 대응방안 마련

한수원의 경우, 해파리로부터 가장 많은 ‘공격’을 받은 곳은 울진원전이다. 울진원전은 특히 해양생물 유입 등으로 원자로가 정지되거나 잦은 감발이 발생하자 2006년 당시 주무부처였던 과학기술부와 원자력안전기술원이 공동으로 두 차례나 특별점검을 벌이기도 했다. 2006년 당시 정부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울진원전은 1992년 멸치떼 유입을 시작으로 새우와 해파리 등 해양생물의 유입으로 발전소 가동에 상당한 애로를 겪었다.

한수원에 따르면 울진원전은 취수구에 3중 그물망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이 그물망은 관리업체를 별도로 선정, 배를 띄워 주기적으로 물청소를 벌인다. 해파리는 해수 온도가 18~20도 이상 올라갈 경우, 급격하게 늘어난다. 울진원전이 해파리 공격을 자주 받는 이유는 동해안이 7월말이나 8월초 사이에 해수온도가 올라가 3일에서 일주일정도 유지되기 때문이다. 울진원전은 바로 이 시기 주의 깊게 보고 해파리 유입에 대비하고 있다. 월성원전의 경우에는 길이 400미터에 이르는 커튼 월을 설치했다. 촘촘한 형태의 그물망으로 이뤄진 이 커튼 월이 부유물질을 비롯해 해양생물의 유입을 막고 있다.

영광원전은 지난 2009년 한국해양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조류 흐름에 따라 이동하는 해파리의 특성을 이용, 유입 방지시설을 설치해 운용하고 있다. 영광원전에는 지난 2008년 약 1만3,000여톤에 이르는 해파리가 유입돼 빈번한 출력감발이 발생한 바 있다. 취수구에 설치된 유입방지시설은 총 400미터의 길이로 12미터에 이르는 깊이에 2중의 그물망으로 이뤄져 있다.

#화력발전 5사…조기경보시스템, 각종 장치로 대응

서해안의 대표적인 무독성 해파리는 보름달물해파리다. 직경이 20~30센티미터에 이르고 대형은 100~150센티미터에 이른다. 주로 해수온도가 20도 이상되는 8~9월에 영흥화력으로 유입된다. 남동발전 영흥화력의 경우, 해파리 등 유입에 따른 불시정지가 발생할 경우 하루 발전손실비용이 6.3억원에 이른다. 또 50% 출력감발이 발생하면 6,000만원(6시간)의 판매수익 손실이 발생한다. 영흥화력은 이에 따라 해파리 유입에 따른 발전손실 제로화를 목표로 1,2호기에는 기존 해파리 유인 제거장치를 보강할 계획이며, 중소기업 연구개발 과제로 개발한 ‘취수구 해파리 자동 제거장치’를 영흥 3,4호기에 시험적용할 예정이다. 남동발전 영흥화력은 이로써 연간 약 6억원에 이르는 손실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부발전도 발전소 취수로 해파리 유입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시행하고 있다. 해파리 유입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해파리 정보방’ 개설은 물론 사업소별 비상대책반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SLP Trash Rake 등 해파리 제거장치 및 설비보강을 추진했다. 또 준설선을 활용해 해파리를 제거할 계획이다. 해파리 제거망 및 부교 등도 설치했다. 특히 보령화력 취수구 주변 해역에는 해파리 유입감시단 운영하고 있다.

서부발전에 따르면 지난 2001년 이후 7월～9월중 해파리는 1일 동안 평균 17～18톤, 최대 107톤이 유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해파리가 가장 많이 유입되는 시점은 8월 중순경이다. 서부발전은 지난 2002년 이전에는 인력을 이용해 해파리를 제거해 왔다. 하지만 2003년 이후에는 해파리 분쇄 및 이송용 펌프 설치해 제거하고 있다. 아울러 해파리 유입기간에는 인력 조기경보체제 가동하고, 취수구 입구에 설치된 회전 스크린을 연속으로 운전하고 있다. 서부발전은 해파리가 대량 유입될 경우, 1단계로 해파리 제거펌프 추가설치 하고, 대량 유입 경보시에는 2단계로는 취수구에 전면 그물망 설치할 계획이다. 한편 상시 처리용량 증대를 위한 설비개선을 추진, 입구회전 스크린의 설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남부발전 하동화력은 해양생물 유입 방지장치 운영 및 조기 경보시스템, 해수계통 설비개선 등을 통해 연간 약 15톤에 달하는 해양생물 유입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인 소나테크와 해양생물 유입 조기 경보시스템의 연구개발을 추진, 오는 15일 시험장치를 설치해 운영할 예정이다. 이 장비는 취수로 입구에 있는 설비의 초음파 센서가 해양생물 유입을 감지하면, 경보음이 발생되고 1,2차로 나누어진 차단장치에 그물막이 설치돼 해양생물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남부발전은 이를 바탕으로 해양생물의 유입을 원천적으로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서발전도 국립수산과학원 해파리 정보센터의 정보를 근거로 올해 대량의 해파리가 출현할 것으로 관측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강화하고 있다. 먼저, 비상근무 인원을 편성하는 한편, 단계별 세부 대응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다. 특히 1일 55톤 이상의 해파리가 다량으로 유입돼 출력감발 위기가 발생할 경우, 회전식 오물여과기 등을 24시간 동안 연속으로 운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