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중경 지경부 장관은 26일 정부과천청사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농어업용 및 전통시장 영세상인 전기요금은 동결하고 주택용은 2% 인상하는 등 8월 1일자로 전기요금을 평균 4.9%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전기요금이 올랐다. 정부는 최근 8월 1일자로 전기요금을 평균 4.9% 인상하기로 결정했다며 현재 전기요금이 원가의 86.1%에 불과하지만 서민부담과 물가 영향을 고려해 최소한의 요금만 인상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기요금 조정의 방향은 생계형 취약 부문은 소폭, 대기업과 대형건물 부문은 중폭으로 차등 인상해서 서민층의 부담을 완화한 것이 특징이다.

농사용은 최근 집중호우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농민들에 대한 배려와, 농산물 가격인상 요인을 줄이기 위해 동결했고, 주택용은 서민 생활안정을 위해 물가상승률 전망치의 절반수준인 2%만 인상했다.

일반용은 영세자영업자용 저압요금은 2.3% 소폭 조정하고, 특히 SSM으로 고통받는 전통시장의 영세상인용 저압요금은 동결을 추진했다.

대형건물용 고압요금에 대해서는 에너지효율 합리화를 유도하기 위해 6.3% 인상했고, 에너지 낭비가 심하다고 지적을 받은 심야 경부하시간대 요금은 대폭 인상했다.

산업용은 중소기업용 저압요금은 2.3%만 인상하고, 대기업용 고압요금은 에너지 다소비 구조 개선을 위해 6.3% 인상했다.

정부는 최근 어려운 전력수급 상황을 감안해 소비성 전력과소비 부문에 대해 할증요금을 부과해 전력낭비를 억제할 예정이라며 호화주택의 경우 일정수준을 초과하는 전력사용량에 대해 할증요금을 부과하고, 에너지 낭비가 많은 골프장 야간조명시설 등에 대해서는 전기 요금 중과를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서민지원 대책은=정부는 이번 요금조정과 함께 서민지원 대책을 다양하게 마련했다고 밝혔다. 우선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지원하던 복지할인제도를 기존 정률(2%~21.6%) 할인방식에서 정액감면 방식으로 개선해 저소득층의 수혜를 대폭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사용량에 비례하는 기존의 정률식 할인방식은 사용량이 많을수록 혜택이 증가해 저소득층 중에서도 전기를 더 적게 사용하는 취약계층은 혜택이 적다는 문제점이 지적되어 왔으나 정액감면 방식은 에너지 저소비 취약계층의 할인율이 증가하고 과소비 계층의 할인율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향후 정액감면 대상자가 기준 금액 미만의 전기를 사용할 경우 차액에 대해 현금 또는 쿠폰으로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기요금 수요조절 기능 강화=정부는 전기요금의 수요조절 기능도 강화키로 했다. 정부는 이번 요금조정에서 계절별 차등 요금제가 적용되는 일반용ㆍ산업용ㆍ교육용의 경우 겨울철 요금을 상대적으로 높게 인상했다면서 일반용 고압의 경부하 시간대 요금을 대폭 인상했다고 밝혔다.

또 8월 1일부터 주택용에 대해 선택형 계시(季時)별 요금제를 시범 도입하고, 2012년부터는 대규모 산업용ㆍ일반용 기업을 대상으로 전력피크를 줄일 수 있도록 선택형 피크요금제 도입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주택용 계시별 요금제란?=정부는 올 2월 스마트그리드 활성화 계획 발표과정에서 7월부터 주택용 계시별 요금제를 시범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신규 요금제의 적정성과 수요관리 효과 분석은 물론, 계절별ㆍ시간대별 구분 기준 검토 및 수요 반응 효과를 분석하기 위함이다.

정부는 우선 전자식전력량계가 설치된 고객 중 총 1,100가구를 대상으로 이 요금제도를 시범적으로 실시하게 된다. 전자식전력량계 설치 고객은 2010년 기준 44만 가구에 달하며 수요반응 분석이 가능한 월 300kWh 이상 사용 고객 약 13만 가구 중 참여가구 모집을 완료한 바 있다. 이 요금제는 계절ㆍ시간대별 구분, 가변형 적용여부 등에 따라 총 6개 요금표를 마련했다. 우선 계절은 동계ㆍ하계ㆍ춘추계로 나누고, 시간은 주ㆍ야간으로 나눴으며, 최대ㆍ중간ㆍ경부하 등에 따라 누진제 또는 가변형요금을 적용한다.

정부는 참여 가구에게 요금정보를 제공하고, 인센티브를 지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범운영 서비스 포털을 구축해 참여가구에게 전기사용(부하 패턴)및 요금관련 정보(현행요금, 신규요금제 비교)를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행요금과 신규요금제 간 차액을 인센티브로 지급한다.

#에너지 효율향상 지원 강화=전기요금이 인상되더라도 가정이나 기업에서 에너지 효율향상으로 에너지 비용절감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방안을 부문별로 마련, 추진한다. 정부는 우선 가정 부문에는 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해 저소득층ㆍ영세상인 등을 중심으로 에너지 진단과 시설교체에 필요한 융자와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산업 부문은 전기요금 조정 여파를 흡수하고 에너지절약을 확산시켜 나가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실적 구매사업’을 중소기업 중심으로 개편하고, 대-중소 동반감축을 위한 그린 크레딧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에너지 효율향상을 위한 시설투자 활성화를 위해 자금, 세제, 법률 등 제도적 지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교육 부문은 교육용 건물에 대한 에너지 진단비용과 ESCO 자금을 확대 지원하는 등 그린 스쿨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강도 높은 한전 경영효율화 추진=정부는 이번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최대한 자체 흡수하기 위해 한전의 강도 높은 경영 효율화 대책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송ㆍ배전, 발전 부문 효율화 등 한전의 내부적 효율 증진을 통해 매년 약 1조원 이상의 원가절감 노력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ㆍ배전 부문의 경우에는 송전 철탑의 설치간격 30% 확대, 투자비 15%를 절감할 계획이며 변전소 건설공법을 개선해 건설비 34%를 절감할 계획이다. 또 주상변압기를 컴팩트화 해 26%의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발전 부문의 경우, 발전사간 선박운영 협력 및 발전정비 예비품의 공동 운영 등을 통해 운송료와 재고 구매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운영 부문은 한전의 물류센터 광역화를 더욱 지속하고(14개→8개), 자가통신망 확대 등을 통해 운영 시스템을 효율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IT 기술 접목 등을 통한 전력효율 향상으로 전력공급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한전은 송전 손실을 최소화하는 초전도 케이블을 적용하는 한편, 친환경ㆍ고효율 발전모델 개발, IT 융합 스마트그리드 구축 등 8대 녹색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기요금 인상 왜?=우리나라 전기요금의 원가회수율은 86.1%에 불과해 원가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주택용, 일반용, 산업용, 농사용 등 용도를 구분하고 용도별로 원가회수율을 차등 적용해 왔다. 2010년 기준 원가회수율은 주택(94.2), 일반(96.3), 교육(84.6), 산업(89.4), 농사(36.7), 가로등(78.1) 수준이다.

하지만 그간 물가영향 등 정책적 고려에 의해 전기요금은 소폭 인상돼 왔다.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소비자물가 37% 올랐지만, 전기요금은 16% 인상되는데 그쳤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주택용은 OECD 평균의 47.8% 수준이며, 산업용은 OECD 평균의 54.6%에 불과한 실정이다.

원가 이하 낮은 전기요금은 에너지원간 사용 왜곡 현상을 초래해 왔다. 2차 에너지인 전력이 석유가격보다 낮은 기현상 발생한 것이다. 더구나 한전 재무구조 악화로 전력부문 투자 재원 확보에도 큰 애로를 겪어 왔다. 한전은 최근 3년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해 왔고, 이로 인해 차입금이 증가돼 왔다. 정부는 “이번 요금 조정에서 국민 생활의 안정을 위해 가계 총지출 부담 증가를 최소화하고, 산업의 국제경쟁력은 유지될 수 있도록 다양한 보완대책을 마련했다”면서 “향후에도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에너지 효율 향상 등을 위해 제반 시책을 강구하고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