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환 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기후변화, 경제성, 안전운영 실적 등을 기반으로 20여년 만에 원자력 르네상스가 펼쳐졌다. 지금은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원전산업이 주춤하고 있지만 원자력의 필요성과 유용성으로 인해 빠르면 5~6년 안에 다시 각광받을 것이다.”

이재환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동력으로 역할을 한 것은 IT, 조선, 자동차 산업이었지만 중국과 인도 등에 밀리고 있다”면서 “원자력이 신성장동력으로 우리 경제발전의 주춧돌이 될 수 있다”며 그같이 강조했다.

이재환 이사장은 “일부 학자들은 우리나라의 IT시대는 끝났다고 단언하기도 한다. 인도는 한 해에만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 87만명을 배출해내고 있을 정도다. 이제 새로운 경제발전 동력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라며 “그것이 원전 수출이다. 원전 수출만이 살길이다”고 힘을 줬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대해 이재환 이사장은 원전 수출의 적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UAE 원전 수주로 첫 수출의 길을 열었고, 이런 분위기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원자력계의 위기라는 시각이 아니라 오히려 원전 수출의 적기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환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UAE 원전 수출이 실현되면서 원전 기술의 바로미터 격인 이용률이 높고 건설단가가 낮다는 사실이 만방에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최대 라이벌인 일본이 후쿠시마 사고 이후 주춤하면서 우리나라에 유리한 측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터키도 우리 쪽으로 선회하는 등 제반 상황변화를 지켜본다면 우리나라 원전 수출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환재 이사장은 “원자력문화재단도 원전 수출에 기여하기 위해 만반의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며 “이미 정관에 원전수출 지원 사업 항목을 넣었다. 세계 3대 유명 원자력기구와 MOU를 체결하고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도 이의 일환”이라고 소개했다.

원자력문화재단은 지금까지 대표적인 원자력 국제기구인 IAEA(국제원자력기구)를 비롯해 WNA(세계원자력협회), FAF(프랑스원자력산업회의), FORATOM(유럽원자력산업회의) 등과 잇따라 ‘원자력에너지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국민이해 및 수용에 관한 협력증진을 위한 MOU’를 체결하면서 국제적인 홍보네트워크를 확립해 왔다. 이로 인해 원자력문화재단의 위상 제고는 물론 나아가 지속적 원전 수출을 위한 발판을 다져나가고 있다.

이를 구체적인 실행으로 옮기는 행사가 곧 열린다. 원자력문화재단은 WNA 관련기관인 WNU(세계원자력대학)과 공동으로 26일부터 30일까지 서울에서 국제원자력올림피아드를 개최한다.

원자력문화재단은 대학생으로 구성된 전 세계 22개국 35개팀 가운데 심사를 거쳐 10개팀을 선정해 발표회 등을 진행한다. 이 행사를 통해 한국의 원자력 이미지를 크게 제고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다음달 10일부터 5일 동안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원전도입 예정국의 정부 정책홍보 담당자들이 모여 ‘원전 국민수용성 증진 국제 워크숍’을 공동 개최한다. 이 행사에는 15개국 정도가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어 FAF와 함께 12월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원자력 정책변화와 국민 수용성 제고 방안’을 주제로 한프원자력홍보 세미나를 열 계획이다.

9월 16일에는 ROSATOM(러시아국영원자력공사)와도 MOU를 체결한다. 현재 30여기 원전 건설을 수주해놓고 있는 ROSATOM은 자국 내에서도 원자력에 대한 국민이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재단의 원자력 홍보 노하우를 전수받길 기대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국민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원자력의 안전에 대한 Q&A 자료집’ 30만부를 만들어 전국에 배포하기도 했다. 서울을 비롯 대구 광주로 이어지는 원자력안전 릴레이 대토론회도 진행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했다. 이재환 이사장은 직접 원자력 강사로 나서 올바른 정보전달을 위해 전국을 돌며 강의했다.

이재환 이사장은 “원자력을 인정하고 이해하고 사랑해야 국민 수용성이 높아진다”면서 “내 강의를 들은 사람이 2만5천명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이 이사장은 “그 가운데 20~30년 이후 국가를 이끌어나갈 차세대들에 대한 원자력 이해 교육 사업에 집중했다”며 “97% 에너지를 수입하고 원자력 생산량 5위 국가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국가를 운영하는 경영자가 나타난다면 큰일이기 때문”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이재환 이사장은 “지금 열심히 하면 그 때가서 빛을 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과학은 위험하지만 그 것을 벗어나 살수 없다”며 “원자력도 위험하지만 그것에 비해 삶의 질 향상, 국가 경제에 도움을 주는 이점을 살려 안전한 방향으로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번은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어린이에게 ‘프랑스의 에너지는 뭐냐?’고 물으니 이 어린이가 ‘무슨 질문을 그렇게 하느냐, 당연히 원자력(Atom energy)’이라고 답하더라. 향후 국가경영을 주도할 차세대들에게 원자력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줘 그들이 원자력을 인정하고 활용하고 대안을 찾는다면 그 것으로 만족하고 공헌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즐겁고 기쁘게 강연한다.”

최근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자력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커지는 등 인식이 달라지고 환경단체가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다 사용후 핵연료 관리 방안과 신규원전 부지 추가 확보 문제가 본격적으로 공론화되면서 새로운 원자력 이슈로 떠올라 갈등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재환 이사장은 이와 관련해 “원자력을 둘러싼 환경이 어려워지는 만큼 원자력문화재단의 역할이 더 커지고 업무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 된다”고 힘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