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사 일반에 있어 자아를 발견한 것은 다름 아닌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Socrates:?~399B.C.)라고 한다. 그는 자아의 자각은 자아의 무지의 자각과 같은 것이라 생각하고. 자기가 가진 지식 내용과 그 진위(眞僞)를 음미(吟味)하는 반성적 자기와를 확실히 구별하였다. 그래서 후자의 궁극(窮極)으로 찾아지는 반성적 자기, 정신아(精神我)를 가지고 자아라 하였다.

이에 대하여 심신간의 실질적 구별을 완화하여, 신체의 감각내용. 경험내용과 정신의 지적내용 사이에 자연의 연속성을 인정하려고 시도한 것이 역시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384~322B.C.)이다. 그러나 그에게서도 누스(nous)란 개념 속에 신체와 교섭이 없는 순수 정신면이 다소 남아있다. 이 두 가지의 태도는 후세의 선험적(先驗的:transzendental)인 입장과 경험적 입장을 결정하였다. 누스는 마음, 지성인데 모든 사물을 지배하는 근원적 원리 또는, 마음의 본질로서의 이성(理性)을 말한다.

소크라테스적 자아관은 다시 스토아(Stoa)철학에 있어서 철저한 결론으로 이끌어졌다. 근세에 이르러서는 프랑스의 수학자·철학자 데카르트(Descartes:1596~1650)가 <나는 생각하기 때문에 존재한다>라는 형식으로 <생각하는 자아> 정신아(精神我), 반성아(反省我)로서의 자아를 붙잡고 선험적 입장을 열었다. 그러나 프랑스의 철학자 콩디아크(Condillac:1715~80)와 영국의 철학자·역사가 흄(David Hume:1711~76)이 감각적 입장을 주장하였다. 즉 경험론에 있어서는 신체적 경험·감각·감정과는 달리 실체적 정신아가 있는 것은 아니고, 그것들의 총칭이 자아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파하였다.

여기에서 경험적 자아와 선험적 자가의 대립이 인식론의 문제로서 일어나고 그것을 새로이 해결하려고 한 것이 칸트의 비판철학이다. 독일의 철학자 칸트(I.Kant:1724~1804)의 경험적 자아와 선험적 자아의 양자를 인정하지만 경험적 자아만으로 일체의 경험이 가능하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겅험적 자아란 하나의 경험내용에 불과하고 모든 상황에서 여러 가지 경험적 자아에는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그것을 통일하는 선험적 계약으로서 반드시 <나는 생각한다>라는 통각(統覺)이 작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역설하였다.

독일의 철학자 피히테(J.G.Fichte:1762~1814)는 <자아는 자아이다>를 근본·명제로 하고 일체의 경험내용을 절대아의 순수 활동으로 보았다. 독일의 철학자 후설(E.Husserl:1859~1938)의 현상학적 입장은 나의 의식 내용만이 나에게 직접 확실한 것이라고 보았다. 현상학(現象學:Phenomenology)의 창시자인 후설은 수학 연구에서 출발하여, 브렌티노(F.Brentano)의 영향을 받은 후 엄밀한 학문으로서의 철학을 지향하였다. 심리주의(心理主義)를 비판하고 순수 논리학의 입장을 구상한 후에, 일체의 대상을 초월론적(超越論的)의식의 자각하에 초월론적 현상학의 방법을 개척하여, 하이데거와 사르트르등의 실론철학의 필두(筆頭)가 되었다.

심리학상으로는 자아는 자기 자신에 관한 각 개인의 의사 또는 관념인데, 행동의 기저에 있는 여러 가지 욕구나 여러 경향은 그 개체의 생활사와 함께 경험을 통하여 특수한 질서체계를 형성하고 있다. 그래서 어떤 순간에 있어서 그 개채 행동의 특성을 규정하는 주체적 조건이 된다. 이것을 일컬어 심리적 자아(Psychological ego)라 한다.

이렇게 자아는 환경과 불화(不和)하면서 알력길항(軋轢?抗)에 의하여 의식화 된다. 또한 사회적 기준이나 환경적 조건의 내면화에 의하여, 여러 상황에 있어서의 행동의 시간적·공간적 통일의 중심이 되며 동시에 자기에게 관한 의식이 된다. 이것을 <에고(ego)>에서 구별하여 <셀프(self)>라고 할 때도 있다.

오스트리아의 신경과 의사이며 정신 분석가의 창시자인 프로이트(S.Freud:1856~1939)의 정신분석학에 있어서는, 자아는 기본적 욕구인 이드(the id:개인의 본능적 충동)가 현실의 저항에 의하여 억압대상화(抑壓代償化)한 침전물(沈澱物)로서 분화한 것이다. 이것은 곧 이드의 반성적 부분이며, 이드의 동물적 욕구를 통제하는 것이라 한다. 자아는 다시 사회적 저항에 의하여 초자아(超自我)를 분화하고 그것에 있어서 도덕적 감시를 받는다.

이드(id)란 개인의 무의식중에 잠재하는 본능적 에너지의 원천이다. 쾌락을 추구하고 불쾌를 피하며 만족을 구하려고 하나 자아와 초자아의 통제를 받는데, 프로이드의 정신 분석학의 용어이다. 다시 말해서 정신의 밑바닥에 있는 본능적 에너지의 원천이다. 그래서 쾌락을 추구하고 불쾌를 피하는 쾌락 원칙에 지배된다.

또 우리들의 생각이나 행동 등에는 모두 자기의 것이라는 자아 소속감을 갖게 되는데 이것이 상실되는 현상을 자아감 상실(自我感喪失)이라 한다. 정신분열병 등에서는 흔히 자아감 상실의 현상이 일어나 <이 생각은 내 것이 아니다>고 느끼고 <저절로 자기의 행동이 일어난다>고 의식한다.

처음 뒤가(L.Dugas)가 상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이를 인격감 상실이라고도 한다. 또 인격 분열(人格分裂:dissociation of personality)은 인격 전환(轉換)이라고도 하는데 인격 통일에 대비된다. 정상의 상태에서는 의사의 표면에 나타나지 아니하던, 전혀 다른 성격과 기억을 가지는 인격이 나타나는 일인데 이중인격 따위 같은 것이다.

이와 비슷한 현상으로, 특히 외계(外界)가 현실이 아니라는 느낌을 갖는 현실감 상실(現實感 喪失:derealization)이 있다. 정신 분열 중에서, 외계를 현실로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정신분열증에서 외계를 현실로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