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현 전기학회장

학문과 기술발전에 기여 나아가 사회참여 역할도 충실
전문가가 대접받는 사회 만들어야

“전기학회가 사회 참여에 나서고 지성인의 집단으로서 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문영현 전기학회 회장(연세대 교수)이 전력산업계에 던진 새해 메시지다.
문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전기학회가 오랜 전통을 가지고 전기분야 학문과 기술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면서도 “이제는 사회참여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회 본연의 목적이 학술활동 진작과 기술개발로 산업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에 더해 사회참여 역시 시대가 요구하는 또 다른 역할인 점을 역설했다.
무엇보다 그는 전력산업이 난국에 처해있고 전문가들이 소외받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이럴 때 일수록 전기학회가 올바른 정책을 제안하고 건전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게 그의 견해다.

“전력산업은 산업인프라로서 공기업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인프라가 무너지면 우리나라 산업 전체가 흔들립니다. 그 동안 정치논리가 공기업을 지배해 왔고 그 결과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는 “9.15순환 정전을 겪었음에도 별다른 변화가 보이지 않고 반성도 없고 대책도 없다”며 “ ‘큰일 났다, 발전소 지어야한다’ 해도 늦은 감이 있는데 정부 대책은 안이하기 짝이 없다”고 개탄했다.
수요관리만 잘 하면 된다는 식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초겨울인데도 벌써 전력난입니다. 근본적인 대책은 세우지 않고 절전만 강요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언제까지 버틸 수 있겠습니까?”
그는 “지난 5년간 한전이 적자에 허덕이고 사장마저 연이어 사표를 내는 파행을 면치 못하는 것은 배가 산으로 가고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공기업이 바로서야 국가 기반이 바로 잡히고 공기업은 전문가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기학회가 힘을 합쳐 전문가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 나갈 것을 주문했다.
“우리는 전문가의 역할을 되찾아 와야 합니다.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기술평가는 아예 없습니다, 아니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평가단에서 전문가가 배제되어 있습니다.”
전력분야 공기업 사외 이사에 전기전문가가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당연직 제외)을 개탄한 그는 “전기학회도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건전한 비판이 어느 때 보다 더 필요한 이때에 우리 전기학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며 “올바른 정책제안, 건전한 비판이 따라야만 전문가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전한 비판이란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학회 회원 중 지도층 인사들이 개인적인 이해를 떠나 사명감을 갖고 나서야만 합니다. 여러 사람이 나서야만 전문가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저는 전문가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학회의 가능한 노력을 다 기울이겠습니다. 회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를 바랍니다.”
그는 머지않아 전력산업이 따뜻한 봄날을 맞을 거라고 덕담을 건넸다.
‘구조적인 모순 해결’을 전제로 달았지만  전기분야가 새롭게 조명을 받을 것으로 확신했다.
 
“전력산업이 정치논리에 휘둘려도 전기는 항상 잘 들어와야 하고 원자력을 하건 말건, 그리고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올리건 말건 싼 값으로 전력을 공급해야 한다는 게 현실”이라고 밝힌 그는 “이것이 언제까지 가능하겠냐?”면서 정치논리에 함몰된 비정상적인 현 상황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 인류 최대 관심사는 바로 에너지이고 그 중에서도 전기가 핵심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제까지는 전기의 참 고마움, 그 중요성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초겨울부터 전력공급이 위기상황입니다. 범국민적인 절전협조가 계속될 수 있을까요?  산업체는 경기부진에, 그리고 공기업은 경영, 관리 압박에, 젊은이들은 취업난에 모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논리에 의한 비정상적인 구조는 오래 가지 못합니다, ”
그는 올 해 학회사업과 관련해 “지난 한 해 동안 내년도 사업을 구상해 왔다”며 우선 첫 번째로 학술활동을 진작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영문논문지를 SCI급으로 향상시키고, 국문논문지를  SCIE에 등재시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하계 학술대회는 스마트그리드(SG) 실증사업 종료와 때를 맞춰 제주에서 개최해 전기인의 축제 한 마당이 되도록 그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사업이다.
그는 “SG관련 주학회로서 하계학술대회를 실증사업현장인 제주에서 갖는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으며 많은 SG관련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수준의 SG학회 및 전시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국제 SG학술대회 및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제SG대회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국책과제 SG실증사업의 마무리 이벤트로서 명실 공히 세계 최고수준의 SG학술대회, 그리고 SG전시회가 될 것을 확신합니다. 실증사업 현장에서 갖는 전시회는 그 동안의 개발성과를 국내외에 홍보하고, 나아가 국제적으로 우리의 SG관련 선도적 지위를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점차 감소추세인 학회 회원의 증대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학부생들의 참여기회를 확대하는 한편, 유관기관에서의 제휴회원을 확보하고 평의원의 회원추천제도 활성화 등을 통해 회원을 대폭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사회 참여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학회의 모습이다.
“전기분야 최고 지성인 단체로서 여론을 수렴해 정책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거듭
강보하는 그는 “필요하다면 건전한 비판의 목소리를 과감하게 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다음 달 전국 학과장 초청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청취하고 더불어 학부생의 학회 참여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전기관련 협단체의 협의체를 구성하고 전기분야 전문가 집단의 견해를 대변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그는 ”전력산업관련 워크숍을 개최해 구조적인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제안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전기분야는 매우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으며 또한 많은 불확실성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새 정권이 들어올 예정이어서 전력산업의 방향도 많이 바뀔 것으로 보이며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이에 따른 국내 경기의 동반 침체가 언제 끝날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그는 “새해 학회운영이 여느 때와 달리 어렵지 않을까 걱정이 앞서지만  있는 힘을 다해 학회 발전을 꼭 이뤄 내겠다”면서 “학문, 기술 분야의 발전뿐만 아니라 적극적 사회참여, 안정적 재정확보를 동시에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현재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전기인 모두 힘을 합쳐 주길 바랐다.
미력하나마 학회가 본연의 임무를 다할 수 있도록 진력해 학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는 데 밀알이 되겠다고 소망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