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현 산업부 원전산업정책관

원자력계가 종전과는 다른 전향적인 자세와 각오로 최대 숙원인 사용후 핵연료 공론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최태현 산업부 원전산업정책관은 3월 29일 열린 ‘사용후핵연료 공론화 조찬 간담회’에서 “과거와 달리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원자력계가 인식하고 오픈 마인드로 좌고우면해달라”고 주문하고 “원자력계가 목소리는 통일하되 국민을 상대로 맞대결할 것이 아니라 원자력계가 아닌 일반 국민, NGO들의 의견에 귀를 열어 듣고 국민을 바로 보는 시각에서 이 문제를 접해야 사용후핵연료 문제가 풀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용후핵연료 문제는 원자력계 내부의 희망이나 노력만으로는 절대 풀 수 없고 국민이 지지하지 않고 국민이 신뢰하지 않으면 절대 풀 수 없는 문제라고 단언했다.
“기관의 입장에 따라 다른 의견을 갖고 있을지라도 원자력의 공통 문제인 사용후핵연료 문제에 대해서는 단일한 목소리, 공감대와 공약수가 있는 목소리를 갖고 공론화의 장에 나설 때 국민들이 사용후핵연료 처분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신뢰감있고 진정성있게 바라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공론화 무용론을 주장하거나 굳이 정권초기에 정부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사안을 산업부가 들고 나와 피곤하게 하는냐며 가급적 뒤로 미루자는 연기론도 대두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양 극단에서 고민해야겠지만 줄곧 주장했던 것은 더 이상 미루지 말자는 것이었다”면서 “현 세대가 해야할 일을 더 이상 미루지 말자, 그러나 서두르지는 말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원전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데만 집중해왔다면 앞으로는 원자력 문제를 미래 삶의 지속가능한 큰 틀 속에서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올 해는 진검승부를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단지 법에 공론화가 규정돼 있다고 해서 공론화를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하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뜻을 모아 진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부도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자세와 각오로 사안에 임할 것임을 밝힌 그는 “박 대통령께서도 정권 초기에 상당히 부담이 될 수 있는 문제지만 정면돌파 하시겠다고 인식하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원자력계도 여기에 힘을 실어줘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송명재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이사장도 “지금까지 원자력계는 모든 사안을 결정할 때 원자력계 내부에서 생각하는 흐름이나 방향으로 사회가 따라와 주었으면 하는 방향으로 몰아가는 경향이 많았다”고 전제하고 “그 것이 과거에는 통했지만 앞으로는 그런 형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비록 이번 공론화 과정이 원자력계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원자력에 대한 사회 각층의 생각이 무엇인지를 아는 계기로 삼아달라”고 당부했다.
송 이사장은 “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각국의 에너지정책 결정의 패턴이 추진체계 중심에서 쌍방 소통이 이뤄지는 커뮤니케이션으로 변화되고 있다”며 “원자력계는 이 사실을 깊이있게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론화는 사업을 주관하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결집해서 합리적으로 안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공론화의 내용이 논리적으로 벗어나고 정확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대다수 사회 구성원의 의견을 최대한 많이 들어 그들이 수긍하는 과정이 공론화”라고 송 이사장은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