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양훈 에너지경제연구원 제10대 원장

“에너지 문제 해결 선도 하겠다”
시대부름에 맞는 연구방향 재정립-정책기여 강화·정책연구 중립성 제고-열린 연구기능 구축-조직원 비전·자부심 부여
 손양훈 에경연 10대 원장 취임서 밝혀

 “시대의 부름에 맞는 연구·정책 기여 기능을 강화해 에너지 문제 해결을 선도 하겠습니다.”
손양훈 제10대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이 지난달 29일 연구원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이날 손 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에너지 정책을 주로 담당하는 국책연구원으로 자리매김한 매우 중요한 기능을 가진 기관이다. 변화하는 에너지 여건 하에서  국가에너지 정책을 결정하는데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국책연구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경영을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그가 연구자로 만 7년10개월을 근무했던 곳이다.
“연구자로서 활동하고, 시간에 따라 성장해온 경험은 연구기관의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에경연이 자율적이며 신축적인, 그러나 열려있는 기관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청사진을 밝혔다
취임식에 그가 밝힌 에경연 향후 운영방향의 큰 골격은 크게 4가지다. 
가장 먼저 천명한 연구원의 핵심 좌표는 시대의 부름에 맞는 연구방향으로 재정립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지금까지 역점을 둬 추진해온 녹색성장정책은 여러 가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고 언급했다.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높이고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여나가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노력은 여전히 유효한 측면도 있지만 몇 가지 상황변화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의 여건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석유와 석탄 그리고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에너지도 이를  생산하고 거래하는 방식이 크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안전에 대한 우려와 환경문제를 다루는 방식도 그 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질 것으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그는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는 에너지 산업을 위한 정책수립과 더불어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고 세계 에너지 시장의 변화에 적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정책을 마련하는데 역점을 둬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연구의 기능과 역할을 재편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주도적인 역할을 창출할 것임을 강조했다. 
두 번째로 꼽은 연구원 운영방향은 정책에 기여하는 기능을 강화하고 정책연구의 중립성을 높이는 것이다.
그는 “정책연구기관은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정보를 관리하고 체계화해 정부정책을 수립하는데 기여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적이며 이를 통해 국민의 복리증진과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 “에경연은 그동안 이와 같은 기능이 미흡했다”고 진단했다.
이로 인해 정책주무 기관인 산업통상자원부와의 공조가 어려운 점들이 많이 노정되었던 것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정책결정 현장에서의 경험과 네트워크를 십분 발휘해 정책 기여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 정부가 에너지 분야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안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에너지의 가격이나 산업구조, 원전안전과 사용후 핵연료 문제와 같은 난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다양한 계층의 많은 이해관계가 서로 상충하고 갈등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는 그는 “특정한 기득권을 가진 일부의 견해가 아닌 다수의 합의와 조정에 의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면서 “국민의 생활을 편하게 하고 미래의 국가 역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 번째 연구원 운영 골격은 열린 연구기능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에너지 문제는 다양한 학제간의 연구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경제연구소로서 경제학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학, 공학, 법·제도와 관련된 다양한 의견이 종합적으로 고려되도록 협력하고 열려있는 연구풍토를 조성하여야 합니다.”
다양한 학제의 학계 뿐만 아니라 정부와 국회, 그리고 언론 및 여론을 주도하는 다양한 주체들의 열린 소통이 되도록 노력할 것을 강조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에너지문제는 환경문제이며, 국제관계이며 외교와 국방의 문제다. 더 나아가 새로운 기술이 융합적으로 꽃피는 토양으로 이해되어야 합니다.”
그는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 나가겠다”면서 “에너지와 환경분야에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고 이를 창조적으로 승화하도록 하는데 앞장서는 연구원이 되달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조직원들이 비전과 자부심을 갖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그는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선도적인 연구기관으로 거듭나도록 해 보다 자신 있게 시대의 소명을 이뤄나가는 연구자로 자리매김할 것을 연구원들에게 주문했다.
“조직의 위상을 높이고 개방적이고 경쟁력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그는 “에너지 싱크탱크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새로운 연구 인력을 양성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에너지 관련기관의 메카가 될 예정인 울산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지방이전 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손 원장은 연세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1982년)와 석사(1984년),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1989년)를 취득했다. 1990년 에너지경제연구원에 입사해 1998년까지 전력정책연구팀에서 근무한 후,  인천대학교에서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해왔다.
지식경제부 전기위원회 위원, 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위원회 위원, 국민경제자문회의 창조경제 분과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다음은 손 원장이 밝힌 취임사 일부다. 에너지 전반에 대한 손 원장의 인식과 견해를 엿볼 수 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취임사 일부를 그대로 전제한다.

에너지는 국민생활을 영위하게 하고 산업생산의 동력을 공급하는 필수적인 산업이며 지속적인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국가경제의 기반입니다. 에너지 위기 속에서 수급의 안정을 확보하는 일은 경제성장과 국민 복지를 위해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중요한 정책입니다. 에너지 가격이 급변하고 기후변화 대응 문제의 심각성을 확고하게 인식해야 하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나라는 부존하는 에너지가 거의 없고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야하기 때문에 누구보다 에너지 안보와 효율적인 정책이 필요한 국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제규모가 커지고 에너지를 둘러싼 여건이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패러다임을 갖고 이 문제를 접근하게 되면 에너지 안보와 효율적인 경제활동에 큰 제약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97%의 에너지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에너지 다소비 업종 위주의 산업을 갖고 있어서 에너지의 효율적인 사용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취약한 산업기반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에너지 산업이 공기업의 독점적 지배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 효율성도 낮고 변화에 적응하는 신축성도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정부는 에너지 절약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새롭고 혁신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당면하고 절박한 문제로서의 에너지 경제정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가장 창조적인 해법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 가격을 현실화하고 시장원리를 도입하여, 최선의 에너지 정책을 모색해야 합니다. 절약으로 인한 고통을 최소화하고 동시에 환경친화적인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현실에 적극적으로 응용하는 정책을 모색해야 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동시에 신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로 육성해야 합니다. 수급의 안정과 안전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한 에너지 정책의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원전을 위시한 다양한 에너지 설비의 안전과 사용 후 핵연료에 대한 해법을 제시할 것을 새 정부의 국정과제에서 제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