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산업계를 이끄는 장세창 전기산업진흥회 회장은 ‘수적천석(水滴穿石)’의 마음가짐으로 신년 새해를 맞는다.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 수적천석의 자세로 꾸준히 노력하며 신뢰와 사랑을 받는 전기산업진흥회로 거듭나 전기산업계 앞에 노정된 위기 국면을 극복하도록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습니다.”
‘수적’의 부단한 노력이 ‘천석’의 결과로 나타나듯 지극한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구하면 반드시 얻는 무성무물(無誠無物)의 한자 성어처럼 업계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이다.
중견기업 파워맥스(주)를 경영하기에도 바쁜 그가 전기산업진흥회에 유독 애정을 갖고 ‘수적’의 정성을 쏟는 것도 그 같은 맥락이다.
대리인을 둬 원격에서 관리하는 일부 단체장과는 확연히 차별화되는 그는 올 해 진흥회를 더욱 단단하게 다져나갈 계획이다.         
“회원 의견이 하나 하나 올곧게 진흥회 사업에 스며들어 회원사와 업계의 만족도를 충족시키는 명실상부한 전기산업계의 견인차로 거듭나도록 전기산업진흥회를 이끌겠습니다.”
“조합이나 협회 등 협단체는 민간기업 보다는 현실 안주를 누리려는 매너리즘의 함정에 빠지기 쉬운 구조를 갖고 있다”고 진단한 그는 “그동안 진흥회는 부단한 노력을 통해 많은 부분을 개선했지만 매너리즘을 걷어내고 경쟁력을 제고하는 개혁의 발걸음은 올해도 계속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변화를 모색하는 첫 번째 시도가 기존 2본부 6팀으로 운영돼 온 기존 조직을 개편하는 것이다. 

조직 개편의 방향은 업무 중복을 피하고 주요 핵심사업 위주로 조직을 재편하고 책임감과 효율성을 강화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품질과 표준, 수출지원, 연구개발 등 세 파트로 나누고 이를 지원하는 경영관리 파트 등 4개조직으로 통폐합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이같은 체제 개편의 기반 위에 회원사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는 ‘진흥회발전자문위원회(가칭)’를 발족시켜 회원사와 진흥회의 괴리를 좁혀나갈 복안도 가지고 있다.
“진흥회가 나름의 노력을 통해 사업을 활발하게 펼쳤지만 올곧게 전달되지 못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회원사가 주축이 된 자문위원회의 조언 활동을 통해 진흥회 업무에 대한 준엄한 질타와, 의견, 바람을 수시로 또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진흥회의 업무를 개선하고 발전방안을 모색해 나가는 등 소통을 강화하겠습니다.”   
그는 올 해 진흥회 존재가치인 ‘수출과 R&D’ 분야에 진흥회 임직원의 역량을 집중시키겠다고 의지를 표시했다.
R&D사업의 경우, 정부가 지향하는 ‘R&D 혁신’에 발맞춰 새로운 변신을 꾀한다.
“한 건 따내기식의 R&D사업은 누구나 가능할 수 있지만 ‘진정한 의미의 R&D’는 아무나 따라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진흥회는 R&D 기획과 설계, 사업 추진 등 R&D메니지먼트 전 과정에 걸쳐 수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해왔습니다. R&D에 관한한 독보적인 존재이지요. 이를 최대한 활용해 국가와 중전기기업계를 위하는 사업을 펼치겠습니다.”
이를 위해 테크니컬 로드맵을 촘촘하게 세워 활용도를 최대한 끌어 올리는 한편, 정부와 관련기관의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지원책을 이끌어 내 전기산업계에도 ‘히든 챔피언’이 많이 탄생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미 정부의 R&D 두 개 축인 산업통상자원부와 R&D전략기획단이 중전기기 분야를 집중 지원키로 약속을 받아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지난 해 ‘중전기기산업 글로벌 경쟁력강화 전략’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아 전기산업 기술개발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정부 차원에서도 중전기기 분야의 지원 필요성을 인식하는 논리와 비전을 제공했다.
특히 R&D자금이 중전기기 분야에 많이 흘러들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사전 정지작업을 활발하게 펼쳤다.

“처음에는 정책 담당자들이 중전기기만을 지원한다는 것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의구심을 나타 낸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정부의 윗 분들은 물론이고 실무 담당자들까지 중전기기의 가치와 투자의 필요성을 인식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한 때 정부의 조직에서 빠진 ‘전기과’를 다시 부활(전자전기과)시킨 주역답게 그의 ‘수적’하는 뚝심과 노력이 점차 현실로 구현되는 모습이다.
그는 진흥회가 추구하는 R&D사업은 당장의 성과에 그치지 않고 ‘일거삼득’의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중전기기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더불어 진흥회의 재정적 기반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해외시장 개척 분야도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는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대기업이 주도하는 해외수출 로드쇼가 그 가운데 하나다.
“중소기업이 뚫기 힘든 특수지역을 대상으로 대기업과 함께 해외 시장개척에 나설 계획입니다. 해외 경쟁력이 있는 대기업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대기업이 힘을 모아 시장을 ‘선 개척’해 터전을 닦은 후 중소기업이 ‘후 진출’하는 수순을 밟아나갈 것입니다.”
“지금 뿌린 씨앗은 후대에 풍성한 과실로 나타날 것”이라고 확신하는 그는 “국내 전기산업의 교류 장인 전기산업대전도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TF팀을 꾸려 다양한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것임을 시사했다.

다음은 장세창 회장과 나눈 일문일답.
▲ 전기산업계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계십니까?
= 지난 해 경제연구소에서 내놓은 2014년 경제전망 보고서의 공통적인 내용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등의 선진국을 필두로 세계교역이 다소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며, 국내 경기도 전반적인 성장률이 소폭이지만 호전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다만, 국내 건설경기의 불투명과 원화 절상에 따른 수출 악영향의 악재가 존재하고 무엇보다 한중, 한일 FTA, 미국주도의 TPP(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등 양자 또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상 추진에 따른 시장개방 압력이 우리들에게 큰 위기이자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 임기를 수행하시면서 많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입니까? 또 아쉬운 점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대기업 6개사의 지원을 받아 2012년 말부터 추진해 작년에 결실을 맺은 ‘중전기기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전략 수립’보고서를 작성한 것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우리 전기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스스로 고민해 보고 외부의 도움 없이 자발적으로 방향을 설정했다는 점에서 큰 성과라고 여겨집니다. 특히 우리 전기산업계가 부단한 노력으로 2011년에 사상 처음으로 수출 100억불을 돌파하고 지난 해에는 150억불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둔 일도 기억에 남습니다.
이외에도 대 중소기업 동반성장의 일환으로 한전과 6개 발전사의 진흥회 특별 회원사 가입, 중소기업의 수출촉진을 위해 파견한 해외전시회와 수출촉진단 등의 해외 마케팅 사업도 큰 성과를 이루어 낸 사업으로 생각됩니다.
반면 전력공기업의 경영의 어려움에 따른 설비투자 축소 등 국내 경기의 침체로 중전기기 업계가 지난 몇 년간 힘든 시기를 겪어 온 점과 원자력 발전소 납품과 관련한 비리 등으로 전기산업계가 그동안 쌓아올린 대국민 신뢰도가 훼손된 것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 진흥회가 추진하는 R&D사업 방향과 업계가 주목할 사업은 무엇인지요
=지난 해 진흥회 산하 기술연구조합이 추진한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위한 수출 연계형 전력기기 상용화 개발’과제의 지원이 결정되어 4년간 정부지원 84억원, 민간투자 36억원 투입과 대기업 1개사, 중소기업 7개사, 학계 및 연구소의 공동 연구로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IT와의 융합, 친환경, 고효율, 고전압 등 새로운 기술 트랜드에 적극 대응해 수출 전략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분야를 적극 발굴, 지원하겠습니다. 
 

▲ 기술개발도 중요하지만, 표준을 주도하는 기업이나 국가가 시장을 지배하는 시대입니다. 전기 전력계 국제표준을 선도하기 위해 어떤 방안을 강구하고 계신지요
=우리 진흥회에서는 IEC TC 57(전력시스템 및 정보운영 위원회) 간사기관으로서 변전소 자동화와 통신 분야의 표준화를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표준개발협력기관 및 단체표준제정기관으로서 각계의 표준 전문가들과 전기산업 표준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과거에 지원했던 표준화 과제가 현재 IEC에서 새로운 표준으로 논의되고 있으며, 작년부터 ‘친환경 초고압 전력기기 표준개발’과제가 정부의 지원으로 추진 중에 있습니다.
 

▲ 전기산업진흥회는 수출선도 단체로서 국제전시회를 혁신하고 시장개척단 파견지역을 확대하는 등 다각적인 사업을 펼쳐 왔습니다. 기존 사업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또 이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한 복안은 무엇입니까?
=그동안의 해외 전시회 파견이나 수출촉진단이 중소기업의 수출촉진에 일부 기여한 점이 있었다고 자부하지만, 대기업과 일부 중견기업을 제외하고는 이들 사업을 통한 직접 수출은, 현지 전력시스템의 사양과 표준이 국내의 것과 다르고, 브랜드 네임, 유지보수 등의 문제로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우선 기술개발과 품질경영을 통해 내실을 기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력공기업이나, 건설사 등의 해외 발전소 및 플랜트 건설 시에 동반 진출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방법으로 판단됩니다.
 

▲ 국가경제의 기반이자 원동력인 전력산업이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이끌어나가기 위한 핵심 키워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창조경제는 창의성과 과학기술, ICT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경제모델이며, 전기산업계에서도 이전부터 기존의 전력망에 IT기술을 접목하여 Smart Grid란 지능형 전력망 추진을 목표로 기술개발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는 신규 발전소 건설, 신재생에너지 설비, 마이크로그리드, HVDC, 전력설비의 지능화, 친환경화, 전기차 충전설비, AMI, ESS, 전력선 통신의 상용화 등 스마트그리드와 관련된 개발 및 투자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며, 이를 통해 우리 전기산업계도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 끝으로 남기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기술개발의 몫은 각 기업이지만, 스마트그리드에 대한 정부 투자가 통신,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기업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데, 전력망의 기본이 되는 전기산업에도 투자될 수 있도록 혜안을 발휘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전기산업진흥회도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여 전기산업계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