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도 산업부 제2차관

신임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추구하는 정책 화두는 지속가능한 에너지정책 추진으로 요약된다.
문 차관은 26일 서울 역삼동 한국기술센터에서 열린 에너지전문신문 편집국장 간담회에서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과 함께 에너지의 합리적 수요를 유도하는 수요관리 정책을 강화하는 한편, 원전 건설과 운영에 있어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민 수용성을 높여 나가고, 원전산업을 보다 투명하게 혁신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기후변화 대응이 단순히 비용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을 위한 기회로 인식해 ‘에너지신산업’을 적극 육성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같은 정책 기조는 박 대통령이 작년 세계에너지총회 연설을 통해 방향성을 제시했고, 올 초 발표한 제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서 이를 구체화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 차관은 에너지 분야 공직자의 전문성을 역설했다.
세월호 사건을 통해 우리가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춰 나가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고, 특히 국민 생활과 직결되고 국내ㆍ외적으로 환경이 복잡해지고 있는 에너지 분야에서 공직자들의 전문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도 ‘에너지아카데미’ 등 부내 공부 모임을 추진하고 있고, 한 사람 한 사람이 최고 전문성을 갖고 업무를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부각했다.
“국민 신뢰를 바탕으로 ‘깨끗하고 안전하며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위한 정책을 만들어 가도록 하겠다”고 밝힌 문 차관은 “지난 해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올해는 많이 도와주셔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문 차관은 “작년엔 에어컨 가동도 못할 정도였는데 올해는 여름철 전력수급도 국민들께서 잘 도와주신 덕분에 문제없이 지나갔다”면서 감사를 표시했다.
에너지산업을 둘러싼 현안을 두루 살핀 이날 간담회에서 밝힌 문 차관의 발언을 주제별로 정리했다.
 

◇에너지 믹스 & 에너지상대가격
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서 정한 에너지 믹스를 달성하는 것을 기본 전제로 제7차 전력수급계획 등을 수립하고 있다. 7차 계획은 수급분과위원회와 실무소위 구성을 완료하고,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제7차 전력수급계획에서 구체화되겠지만, 당장은 제조업이 주력인 우리 산업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전력공급이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원전의 비중을 고려해야 하며, ‘35년 기준 원전비중 29% 달성을 전제로 건설ㆍ운영정책을 추진 중이다.
 

최근 이상저온, 합리적 에너지 소비 확산 등을 통해 전력소비가 감소하기는 했지만, 이상고온이 올 경우에 대비해 전력 보릿고개를 걱정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경제성장 대비 에너지의 전기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에너지 상대가격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고, 공급설비 투자확대 비용, 사회적 갈등비용, 온실가스 감축 비용 등도 반영해 나가야 할 것이다.
작년 11월, 상대가격을 조정했지만 합리적 에너지 소비를 위한 이러한 정책 방향을 앞으로도 견지해 나갈 계획이다.
 

◇에너지 신산업 활성화 
민간의 시장참여를 촉진, 제도개선을 조속히 추진할 방침이다. 에너지신산업 관련 규제는 현행 포지티브 방식(원칙적 금지)에서 네가티브 방식(원칙적 허용)으로 전환 추진하고 있다.  전기소비 감축도 자원으로 인정, 거래하는 수요자원 거래시장을 오는 11월 개설한다. ESSㆍ전기차 저장전력의 외부거래 허용을 추진하고, ESS 투자활성화를 위한 맞춤형 요금제를 도입키로 했다. 공공기관의 전기차 구매 의무화를 시행하고, 제로에너지빌딩 구축 의무화는 공기업 협의?실태조사 후 실시할 계획이다.
 

에너지신산업 분야의 기술혁신을 촉진한다. 이를 위해 연말까지 에너지기술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 신기술 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다. 10월부터 시장수요를 반영한 신산업 융복합 혁신기술 과제 발굴ㆍ기획에 나선다.  
 

 국내시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진출을 촉진한다. 지능형전력망 확산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연말까지 마무리, 컨소시엄 구성 후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신재생관련 중소기업에게는 금융ㆍ마케팅 종합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국가별 맞춤전략을 세워 지원한다. 태양광ㆍ풍력 테스트베드도 연내 구축할 예정이다.
 

◇  RPS 개선방향
현재 RPS 제도 시행 이후 지난 2년 반 동안 신재생에너지 설비 확대, 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 등의 성과를 거뒀다.  다만, RPS 제도시행 초기로 국내 열악한 신재생에너지 여건으로 인해 공급의무자들의 의무이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공급의무의 유연성을 제고하는 한편, 신규 신재생에너지원을 적극 발굴하여 RPS 이행률 제고와 산업육성에 기여할 방침이다. 중장기 신재생에너지 공급목표(’35년 11%)를 반영하되, 공급의무자의 투자여건 등을 고려해 RPS 목표를 2년 연장했다.
 

관계부처 협업에 나서 신재생분야 규제완화, 발전소 온배수 등 신규 에너지원 발굴 등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투자여건을 개선하겠다.
 

◇육해상 풍력 현황과 향후 계획
산업부는 관계부처 협의, 무투회의 상정, 중재안 마련 등을 통해 육상풍력에 대한 입지ㆍ환경규제의 조속한 해결을 유도하고 있다. 업계 의견을 반영, 풍력단지 진입로 사용을 20년까지 허용하는 내용으로 ‘산지관리법시행규칙’을 개정·공포했다.
 

지난 11일 ‘육상풍력 환경성평가 지침(안)’ 문안에 대해 환경부와 합의했고 가급적 조속한 시일내 지침 제정을 완료하고 우선 추진 가능한 프로젝트를 발굴, 환경영향평가 절차 진행을 지원할 계획이다.
해상 풍력과 관련해서는 국방부, 해수부 등 주요부처와의 인허가를 협의 중이다.
 

◇ 오일허브 탱크터미널 사업
중국항공석유그룹은 여수지역 원유·제품유 저장시설(820만B)의운영 전담법인 (주)오일허브코리아여수에 지분 참여 중이다. 석유가격 하락 전망 등 제약요인에도 불구하고, 中 국영기업 UNIPEC 물량 유치(’14년) 등의 성과를 달성했다.
 

울산 북항의 경우 법인 설립(‘14.2월) 이후 국내외 투자자를 추가 모집 중이다. 세계 1위 탱크터미널 업체인 Vopak이 초기부터 참여 중이며, 다른 외국기업들도 참여가 예상된다.
이에 대해서는 세계경제의 부침과 오일 가격 등의 요인으로 단기적으로 투자실적이 변화할 수 있지만, 이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오일허브 사업은 장기적 시각에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LNG 직도입 확대 견해
현재 자가소비용 직수입 물량은 우리나라 LNG 연간 도입물량의 3.15% 수준(141만톤)이다. 그간 가스산업 효율성 제고를 위해 민간 직수입 활성화를 위한 제도를 정비했다.
 

직도입 필요성은 대규모 LNG를 자가소비하는 발전사는 필요한 물량을 직수입해 발전연료 단가(전기요금) 하락에 기여한다는 논리에서 출발한다. 가스시장 독점체제를 점차 완화하고 경쟁도입을 실시해 LNG 도입단가와 가스요금 인하를 유도할 필요성은 있다.
 

산업부 입장은 제도를 바꾸는 문제에 있어 판단의 최우선 기준은 안정적 공급과 안전에 있다는 것이다. 필요성과 함께 LNG의 안정적 공급ㆍ안전이라는 측면에서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진할 계획이다.
 

◇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 
7차 계획 수립을 위해 수급분과위원회와 실무소위 구성을 완료하고,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전문가로 구성된 실무소위에서 합리적인 안을 수립한 이후, 관계부처 협의 상임위 보고 등을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 금년말 수립 목표이며 전력수요 전망을 하고 있는 단계이다. 원전부문은 에기본의 원전비중목표(‘35년 29%), 전력수요 전망, 적정 예비율, 사업자 건설의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단할 방침이다.
 

◇ 전력산업 선진화 방향
에너지 신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시장 중심으로 가야한다는 취지에서 경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 이를 포함해 전력시장의 전반적인 환경 변화에 맞게 전력산업을선진화하는 방안에 대해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한편, 새누리당 공기업 개혁안에서 언급한 한전의 발전사 지분매각, 발전사 통폐합 문제 등이 언급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이 부분은 향후에 심도 있는 논의가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원자력기자재 中企 활성화 
원전산업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비리를 근절하는 최근의 정책들은 원전분야의 공급망을 흔들겠다는 의도가 아니며, 원전 생태계를 건전하게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건전한 원전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단계적으로 공급망 관리 체계 구축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