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구 전무 프로필 ▲1958년 5월 충북 충주 출생 ▲충주공전/서울과기대 공학사 ▲한양대학교 대학원 공학석사 ▲헬싱키경제대학원 경영학석사(MBA) ▲2001년~2005년 동서발전 산청양수 전기제어 팀장 ▲2005년~2011년 동서발전 본사 기술기획실 팀장 당진화력 계측제어팀장 및 본사 발전운영담당(1을처장) ▲2011년~2012년 동서발전 당진화력본부 발전처장(1갑처장) ▲2012년~2013년 동부발전당진 기술본부장 ▲2013년~2014년 동서발전 동해화력처장 ▲2014년~현재 동서발전 기술안전본부장(전무) ▲주요포상: 2000년 6월 장관상(당진1,2호기 준공유공), 2007년 8월 장관상(전력산업기술기준 개발 유공), 2009년 12월 장관상(전력산업 유공), 2010년 10월 국무총리상(연구개발 공로).

“훈장 서훈은 그동안 매 순간 열정을 다해 일궈 온 값진 발자취들과 성과를 국가로부터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격사유가 없는 증명된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국가를 위해 열심히 일한 공로를 국가가 증빙하는 것 같아 뿌듯함을 느낍니다.”

제 50회 전기의 날에 철탑산업훈장의 영예를 안은 이석구 동서발전 기술안전본부장은 “일할 당시에는 순간 순간 눈 앞의 업무를 숨가쁘게 해쳐나가듯 넘겼지만 훈장 서훈을 계기로 하나 하나의 순간들을 뒤돌아 보고 정리하며 새삼 보람을 느끼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훈장 서훈으로 사회에 기여하라는 새로운 의무와 역할이 더 부여된 것 같다”고 소감을 피력하면서 “훈격에 걸맞게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지식을 올곧게 발전산업 분야에 쏟아 부어 전력산업이 더욱 진일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훈장 서훈이 말해주듯 이 본부장은 지난 37년간 전력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지대한 인물이다
특히 발전소 건설과 운영 전 분야에 걸쳐 우리나라 발전산업을 오늘 날의 선진 수준으로 진화시킨 ‘선구자’로 통한다.

그를 수식하는 단어 가운데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최초’이다.
우리나라 1세대 발전설비라 할 수 있는 50만kW급 석탄발전소 설계표준화 작업을 주도한 장본인이 바로 이 본부장이다.

삼천포화력 3~4호기, 하동화력 1~6호기, 태안화력 1~6호기, 당진화력 1~4호기, 보령화력 3~6호기 등이 그가 설계하고 표준화한 대표적인 발전소이다.

이어 국내 최초로 도입된 100만kW 석탄화력발전소 설계와 건설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국내 발전설비 기술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이석구 동서발전 기술안전본부장

“발전사 최초로 건설 리스크 메니지먼트 규정을 새롭게 수립하고 절차화해 공정을 개선했다. 특히 정성적이고 사후조치 위주로 운영해 온 기존 관리방법을 사전조치 기법으로 과감히 바꿨다.”

이를 통해 공정개선 뿐만 아니라 발전소 건설과 운영 전 분야에서 예상되는 모든 위험요소를 선제적으로 발굴·대응, 리스크 관리의 새 지평을 열었다. 

이와 함께 국내 최대 20만kW 유동층 발전소를 건설한 데 이어 발전설비 예측 진단 시스템인 POMMS(Plant Operation & Maintenance Management System)를 국내 최초로 구축해 발전설비 운전기술 향상에도 크게 기여했다.

비정상 운전 상황을 실시간으로 예측 진단해 설비 신뢰도를 높이고 손실을 획기적으로 줄인 POMMS는 해외 벤치마킹의 대상이기도 하다.

80년대 초 국내 최초로 발전소(삼랑진양수)에 345kV CV케이블을 적용한 것도 이 본부장이다. 그 이전에는 발전소의 설비 중요도를 고려해 사용실적이 있는 OF-(유입)케이블 만을 적용했었다.

한전 분사 이후 현안으로 떠오른 석탄연료의 혼소기술을 최적화시켜 전기요금 상승요인을 억제한 바 있는 이 본부장은 당진화력의 765kV 송전선로 수전방식을 345kV 역송 시스템으로 바꿔 350억원에 달하는 교체설비 중복 투자비를 절감하기도 했다.

2014년에는 울산 4복합발전소(950MW)를 적기에 준공, 계통에 투입함으로써 국가적 비상사태로 부상한 전력난을 해소하는 데 큰 몫을 해냈다.

이밖에도 50만㎾급 석탄화력발전소에 발전용 차단기(GCB)를 최초 도입, 전 발전소로 전파했다.
이처럼 이 본부장은 발전산업 전 분야에 걸쳐 ‘최초’의 신기록 릴레이를 펼치며 새로운 지평을 열어 왔다.
그같은 성과가 가능했던 건 ‘하면 된다’는 좌우명의 소유자답게 어그레시브(공격적인)한 챌린저(도전자)의 면모가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이 본부장은 “일반적으로 신기술이나 새로 개발된 초기 제품이 갖는 리스크한 측면 때문에 책임에 대한 부담감을 느껴 적용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기술개발을 해도 누군가가 쓰지 않으면 그 기술과 제품은 사장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발전소에 쓰는 제품은 가혹한 테스트 과정을 거치는 까다로운 사전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더욱이 개발자는 성능향상이나 가격을 낮추는 목표를 갖고 개발에 나선다. 신기술 신제품은 그 만큼 기존과는 다른 장점과 메리트를 가지고 있다. 적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 본부장은 “ ‘일리(一理)가 있고 기술적으로 증명된 신기술이나 제품은 적용해 써야한다는 게 저의 소신이다”라며 “물론 초기 도입 때는 당연히 저항이 많지만 하고자 하는 열정만 있으면 안 되는 일은 없었다”라고 술회했다.

성능이 우수하고 경제성이 높은 제품이 나와도 성능이 떨어지고 고가인 기존 제품을 그대로 쓰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발전소 스윗치 야드에 최초 설치한 765kV GIS 폴리머 붓싱을 적용하려고 할 때도 엄청난 저항에 부딪쳤다고 회고했다.

한전이 적용하려던 자기형 붓싱이 엄청나게 비싸 4분의1 가격인 폴리머 붓싱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제품 신뢰성을 문제 삼아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를 관철시키는 뒷심을 발휘했다

“테스트가 제대로 이뤄졌다는 것만 인증되면 적용하려 애썼다”는 이 본부장은 “적용한 최초 기술이나 제품 모두가 성공적으로 자리잡아 제 역할을 다하고 다른 발전소로 확산될 때마다 흐뭇한 보람을 느꼈다”고 미소 지었다. 

이 본부장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가운데 하나로 대기업 D사와의 협상을 떠올렸다.
당시 D사가 공급한 보일러 튜브 헤더부분이 클릭이 생겨 전 발전회사에 비상이 걸렸다.
공급사와 발전회사가 책임소재등을 놓고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 끝없는 평행선을 달릴 때 ‘해결사’로 나서 공급사와 담판을 짓고 상황을 수습하고 재발방지의 약속을 받아냈다.

IMF 때 알스톰사와의 담판도 인구에 회자되는 일화다.
“알스톰 측과 400만달러 어치의 발전소 기자재 공급계약을 다 해놓았는데 IMF가 닥쳐 발전소 준공시기를 지연할 수 밖에 없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들어오기로 한 자재를 연기시키려다 보니 알스톰 측에서 보상을 요구했다. IMF 위기에 처한 국가 입장에서 큰 부담을 안겨주는 금액이었다.”

즉각 알스톰 본사가 있는 스위스로 날아간 이 본부장은 경영진을 만나 IMF 상황을 설명하고 설득해 사태를 수습하는 뚝심을 발휘하기도 했다.

2005년 6월 산청양수 발전소가 차단기 고장으로 화재가 발생, 설비 계통이 망가지고 지하발전소가 소실된 상황에서 당시 MBA교육 중이던 이 본부장은 ‘해결사’로 뽑혀 현장에 급파됐다. 건설과 발전소를 꿰고 있어 ‘해결사’로 파견 발령이 난 것이다.

하지만 산천양수 발전소는 부분 소신이 아닌 전소에 가까운 상태로 발전소를 새로 지어야 하는 개념의 복구 작업 이었고 기술적 조직적으로도 한계를 드러냈다.

이 본부장은 이같은 한계를 딛고 당초 계획보다 시일을 앞당겨 조기에 복구작업을 마치고 다시 학교로 복학했다. 

“무고장은 정부로부터 경영평가를 받는 것을 떠나 에너지 공기업으로서 국민이 우리에게 부여한 의무다. 설비운영의 안전성을 바탕으로 ‘중단없는 전력공급’에 최우선 목표를 두고 전력공급 안정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발전소 운영, 건설과 안전품질을 총괄하는 기술안전본부는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무한책임을 부여받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인식을 반영하듯 이 본부장이 추구하는 첫 번째 경영 키워드는 ‘무고장’이다.
특히 ‘점검은 디테일(Detail), 정비는 정성을 다하여!’라는 케치프레이즈 아래 전 호기 무고장 운동을 펼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무고장 운동은 기존 호기별에서 동서발전이 보유한 전 발전소로 개념을 확장한 것으로 전 호기 ‘고장정지율 제로’에 도전한 것은 동서발전이 유일하다.

지난해 시작한 전호기 무고장 운동은 국내최초 202일 연속 기록을 세웠다.
중간에 발전기 1대가 트러블을 일으켰으나 곧바로 가동에 들어가 현재 새로 135일이 흘렀다.
“당진화력의 경우 4월 26일을 기점으로 전 발전기가 500일 무고장 운전을 달성했다. 당진 5,6,8호기는 1,000일 이상 무고장 운전을 기록 중이다. 동서발전은 무고장 부문의 경영평가에서 발전회사 가운데 1등을 달리고 있다.

두 번 째 역점 경영방침은 ‘안전’이다.
이 본부장은 안전에 관한한 다소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언어를 구사해 안전을 유도한다.
“회사에 출근해 다치거나 관으로 집에 가는 것은 결코 원치 않는다. 살아서 가정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자극적인 얘기지만 피부에 와 닿는 현실적인 얘기이다. 회사에서는 최선을 다해 안전시설을 구축해 주려 노력하지만 스스로 안전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 평소 스스로 안전하게 행동하라고 직원들에게 주문하고 있다.”

‘안전’이 구호에 그치는 선언이 아니라 정신적인 툴을 제시해 타겟을 집중시켜 전 사업소에 뿌리내렸다.
이는 평년 10여건이 던 재해 건수가 지난 해에는 외부 작업자가 다친 단 1건에 그치는 수치로 나타났다. 직원은 7년째 무재해를 기록 중이다.

앞으로도 안전이 보장되는 작업장과 정신무장으로 가정과 직장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세 번째 경영화두는 ‘신나는 직장 만들기’다. 
이 본부장이 지칭하는 ‘신나는 직장’은 귀신(神)이 춤출 정도의 행복 바이러스가 넘치는 ‘신(神)나는 직장’을 말한다.

자기 자신이 행복해야 옆 사람이 행복해지고, 옆 사람이 행복하면 덩달아 조직이 행복해짐으로써 생산성이 올라간다는 게 이 본부장의 지론이다.

“강제로 직원들을 붙들어 놓고 일을 시킨다고 해서 생산성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만족하고 스스로 느끼면서 성취하려는 의욕과 의지를 갖고 일에 몰두할 때 일의 생산성이 저절로 나오고 배가 된다.”
때문에 직원들이 제도 범위 내의 틀에 메이고 처박혀 가식적으로 일하는 걸 거부한다.
생산적이지도 행복하지도 않다는 설명이다.

“이 화두는 구성원 모두가 행복하게 일하는 문화를 만들려는 CEO의 코드와 맞닿아 있다”고 소개한 이 본부장은 “직원 모두가 상대방의 본심을 알아주는 소통과 포용, 관용을 바탕으로 서로 존중하고 신뢰를 쌓아가는 행복이 충만한 즐거운 직장을 만들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지원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표시했다.

기자는 이 본부장과의 짧은 인터뷰에서 그의 생각과 업무 스타일이 간결하고 군더더기가 없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복잡하게 얽힌 사안을 심플하게 정리하고 대응했다.
제시하는 대안이나 언어, 구호 자체도 단순하고 간결했다. 복잡하고 설명이 자세하면 아무도 못 알아 듣는다는 게 이 본부장의 생각이다.

사업소장 시절 작명해 전 사업소로 전파한 ‘점검은 디테일, 정비는 정성을 다하여’라는 구호에서도 간결함과 직원 중시의 자율이 엿보인다.

‘정비는 정성을 다하자’라고 강요하지 않고 ‘정비는 정성을 다하여’라고 어미를 만든 것도 직원의 의욕을 불러 일으키려는 ‘자율의 배려심’이 함축적으로 숨어 있다.

이렇듯 이 본부장은 인간존중에 바탕을 두고 참여적 자율경영을 추구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회사가 추구하는 경영의 큰 줄기와 방향만 제시하며 사업소나 직원에게 권한을 최대한 부여하고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여건을 조성해주는 것이다.

특별히 간섭하지도 따로 불러 지시를 하는 법도 없다.
“매 사안마다 내가 지시를 내리면 거기에 얽매어 생각과 행동을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내 회사를 운영하는 것처럼 스스로 해보라고 주문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각자의 다양한  생각이 샘솟듯 튀어 나와 회사 경영에 자연스럽게 접목되도록 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당면 현안과 관련해 “며칠 전 단 한번의 시도로 최초점화를 성공해 건설품질의 우수성을 입증한 당진 9호기를 연내 준공하고, 내년 6월 준공을 앞둔 10호기 건설도 완벽하게 수행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신호남, 신울산, 아산만조력이 반영하는 ‘트리플 A작전’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피력했다.
덧붙여 수익을 창출하는 해외 발전사업 분야의 개발을 확대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