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광 전기에너지산업협동조합 초대 이사장

하나의 협·단체가 탄생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산고(産苦)를 수반한다.
자격 요건을 갖추거나 참여자를 끌어 모으는 등 사전 정지작업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단 기간에 100여 기업이 발기인으로 참여한 전기에너지산업협동조합의 출범은 극히 이례적이다.

창립 총회를 열어 공식 출범하기까지 채 한 달이 걸리지 않았다. 일사천리로 진행된 조합 설립은 13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창립 총회를 개최. 이재광 광명전기 회장(전 전기조합 이사장)을 만장일치로 초대 이사장에 추대하면서 ‘완성’됐다.

이재광 전기에너지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조합 출범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거침없는 직설화두법을 구사하는 그다운 말이었다.
그는 “새롭게 부상한 신산업에 대한 업계의 목마름이 그만큼 절실했고 그것이 단기간 조합 탄생으로 표출됐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기존 협·단체로는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전기에너지 관련 신산업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자리잡고 있었다. 한계를 느낀 CEO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내는 조합을 갈망했고 그러한 열망이 모아져 조합 설립이 수훨했다고 판단한다.”

그는 고유영역을 가지고 있는 기존 협·단체가 신재생에너지와 ICT에 기반한 신산업 분야에서 먹거리를 창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단적인 예로 태양광발전장치(500㎾ 이하)를 들었다.
“지난해 우여곡절 끝에 중소기업간 경쟁품목으로 지정받았지만 실적은 하나도 없는 실정이다. 기존 조합에는 신재생에너지와 ESS등 관련 내용을 깊이 있게 알고 있는 인력이 없고 신경 쓸 여력도 없는 게 현실이다.”

때문에 "조합은 앞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전력변환장치(PCS) 등 미래기술 제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는 구심체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빠른 시일내에 안정궤도에 올라 자리잡아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합 출범과 관련해 기존 협·단체가 배타적으로 방해를 하거나 경쟁구도로 몰아가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전기라는 글자가 들어가면 모든 걸 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과욕이고 이치에도 맞지 않는 생각이다. 정부도 조합 설립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목적이 같은 사람들이 모여 뭔가를 이뤄내는 조합이 생겨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물리적으로 막거나 방해하는 것은 잘못된 접근법이다.”

오히려 관련 협·단체가 정부나 국회로부터 예산을 따내고 지원책을 이끌어 함께 시너지를 내도록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여러 가지 구상이 있지만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지금 오픈하는 것은 이른 것 같다”면서도 해외시장 개척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독일의 히든챔피언들과 조합 회원사가 손잡고 동남아시장을 개척하는 것도 한 방안이라고 귀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