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의 장기침체를 우려하는 연구기관의 경고가 이곳 저곳에서 나온다. 우리나라 경제의 근간인 수출부문의 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경쟁력 저하 현상이 이어지면서 경기부진의 장기화를 우려하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는 형편이다.

더 이상 과거의 성장 방정식으로는 우리 경제를 지탱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되며 근본적인 체질개선의 목소리가 높다.

LG경제연구원은 19일 '우리나라 장기침체 리스크 커지고 있다'는 보고서에서 "지금의 추세가 유지된다면 향후 5년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 중반, 2020년대에는 1％대 중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잠재성장률이란 한 국가가 적정 인플레이션을 유지하면서 가용자원을 활용해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말한다.

LG경제연구원은 유엔 국민계정을 통해 지난 1970년 이후 장기 침체를 경험한 126개국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최근 우리경제의 흐름이 장기침체를 겪었던 국가들과 유사한 측면이 많다고 평가했다. 

먼저, 세계경제의 활력이 저하되고 산업 및 경쟁구조도 우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들었다. 또한 수출의 성장견인력이 크게 약화된 가운데 수요위축의 악순환 등 위기 후 증후군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국내경제 성장세 저하는 생산성 증가율 하락에 따른 영향이 가장 크게 나타났는데 특히 제조업과 건설업 생산성이 크게 떨어졌다는 것도 침체의 한 요인으로 꼽았다.

자본투입도 둔화되는 가운데 노동투입이 늘면서 성장을 지지하고 있지만 이는 지속되기 힘들다.
결과적으로 자본투입 둔화가 이어지고 생산성 저하추세가 개선되지 못할 경우 향후 5년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 중반, 2020년대에는 1%대로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과거 침체를 겪었던 국가의 경험에서 배울 필요가 있다”면서 “경제의 비효율성을 최대한 제거하기 위해 노동시장 및 공공부문 구조개혁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것은 부족한 인적 자본의 활용도를 높이고 산업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필수적인 과제이다”고 거듭 강조하고 “민간부문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공공부문 개혁도 과감하게 추진해 경제의 전반적인 생산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정확대나 부동산 부양 등을 통해 무리하게 과거의 성장세를 되찾으려는 포퓰리즘을 경계하고 재정 및 연금안정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더불어 “내수서비스 부문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노력을 강화하고 수출과 내수의 균형성장 구조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