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5차 원자력원로 포럼이 열리고 있다.

한국원자력안전아카데미(이사장 이승구)는 24일 한국과학기술회관 12층 아나이스 홀에서 ‘제45차 원자력원로포럼’을 가졌다.

포럼에는 정근모, 채영복, 서정욱, 이상희, 한영성, 김진현 전 장관을 비롯해 권오갑 전 차관, 이종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이명철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 김무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 김호성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 오성헌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김용환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의 기조발언과 김무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원장의 ‘체르노빌 및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자력계 성찰과 전망’이라는 주제발표와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을 좌장으로 성풍현 원자력학회 회장, 윤청로 한수원 품질안전본부장, 이정훈 동아일보 편집위원 등 패널토의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이승구 원자력아카데미 이사장

이승구 원자력아카데미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말 지구 환경보호를 위해 신기후체제가 발효됐다. 우리나라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저감화를 위해 2030년까지 37% 감축목표를 내놓았고 이에 따라 에너지절약 등 다각적인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따라서 원자력의 역할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에너지 자원이 없어 비자원 의존적, 고 집적의 기술에너지인 원전의 이용은 필연적이었으며 지속적인 이용확대로 세계 5~6위의 이용국이 되었다”면서 “원전이용에는 확고한 안전대책이 전제 돼야 하며 사고가 발생할 경우 그 영향이 다른 어떤 사고 보다 심대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이를 위해서는 신기후체제 대응과 새로운 성장동력원으로서 수출 추진을 위해 원자력의 역할은 계속 강화돼야 하며 확고한 안전대책과 이에 대한 정치, 사회적 신뢰가 확고히 자리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학기술적으로 설계기준사고(TMI), 중대사고(체르노빌), 천재지변에 의한 사고(후쿠시마)는 물론 사보타주에 이르기까지 모든 상황에 대한 대책이 지속적으로 강구돼야 하며 제도적·행정적으로도 확고한 뒷받침이 따라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 이사장은 “올해는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사고가 일어 난 지 30년이 되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난 지 5년이 되는 해이며 이를 계기로 두 사고의 경과를 짚어보고 국내적으로 어떠한 관련 조치가 이뤄졌는지 듣고 토의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포럼 배경을 설명했다.

김용환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

김용환 원안위 위원장은 기조 발언을 통해 “원자력은 안전성 확보가 가장 중요하며, 안전 문화를 강조하면서 안전문화 지표를 개발해 작년에 시범 적용해 본 바, 사업자 영역에서 일부 규제 영역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는 강제적으로라도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자료 공개와 소통에 대해서는 “원안위는 지난해까지는 모든 검사보고서, 심사보고서를 공개했으며 올 6월부터는 규제기관의 각종 보고서뿐만 아니라 사업자가 제출하는 신청서류까지도 다 공개할 예정이다. 주민들의 요청하는 사안 있을 시 원안위가 적극적으로 답변하는 형태로 소통하며 원자력 관련 기관 등과 소통을 위해 고충을 들을 수 있는 채널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원자력 안전의 투명한 운영을 위해 옴부즈만 제도, 포상금 제도 시행, 형상관리시스템제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리 1호기 폐로가 결정됨에 따라 그 해체에 따라 규제기관에서도 각종 안전 규제 요건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원자력 안전은 기본이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안전규제를 이끌어 가겠다”고 신임 위원장으로서 포부를 밝혔다.

김무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원장

이어진 주제발표에서 김무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원장은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사고  교훈으로 심층방어 개념의 확장, 인적 조직적 건전성, 제도적 건전성을 들었다.
원자력 안전을 위한 과제로는 국민이 원자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과 함께 사용후핵연료의 조속 처리, 동북아 협력의 중요성을 꼽았다.

특히 최근 8년간 사고·고장 경향을 분석한 결과, 유사 문제점에 대한 시정조치 미흡, 절차 미준수 및 절차서 미흡·미비, 인적오류의 누적을 지적하면서  ‘기본에 충실’할 것을 역설했다.

김 원장은 “원자력산업계는 원자력이 100% 안전하다고 과신하지만 사고 원인은 상상력 부족과 안주에서 오며 위기는 늘 재발한다”며 각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토의에서 성풍현 원자력 학회장은 TMI, 체르노빌,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복합적 요인으로 인적요인의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후쿠시마의 사고의 인적 요인으로는 사전 경고에 대한 사업자의 안이함, 사업자와 규제자와의 불확실한 관계, 인간 운전원의 교육 부족, 인간 운전원의 교육 부족 등을 꼽았다.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을 좌장으로 성풍현 원자력학회 회장, 윤청로 한수원 품질안전본부장, 이정훈 동아일보 편집위원 등 패널토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성 회장은 “다음 사고는 하드웨어 불량과 원전 운전원 실수의 복합적인 이유로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하면서 “불량 부품보다는 불량 간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인간실수란 없다. 인간이 실수를 일으키게끔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을 뿐이다(일본 관서전력 고장난 부품 전시관 게시글)”라는 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적요인을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는 △자동화 △HMI 개선(운전 및 정비 지원시스템 개발 포함) △운전 및 정비 절차서 개선 △교육프로그램 개선 △안전문화 증진 등을 제시했다.

윤청로 한수원 품질안전본부장은 “ 인류의 역사를 AD와 BC로 나눈다고 볼 때 일본에서 일어난 후쿠시마사고는 우리 한국 원자력산업에 미치는 임펙트가 후쿠시마 사고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할 정도”라고 표현했다.

윤 본부장은 원전 안전과 관련해 인적요인과 설비상 요인 두 가지 관점으로 크게 구분했다.
“인적요인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Plant Manager, 원자력발전소소실장들이 경험과 장악력을 가지고 운영하고 판단하도록 절차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백색비상은 발전팀장이 임의로 판단 하에 내릴 수 있도록 권한이 위임됐고 청색비상은 Plant Manager, 발전소장이 내려고 적색비상은 본부장, 사업소장이 내릴 수 있도록 조치했다는 것.

설비보강과 관련해서는 국내 전 원전에 대해서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이동용 발전차를 확보했고 피동형 수소제거 설비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격납건물 여가배기설비와 침수방지용 방수물 설치 또한 사고관리계획서를 2019년까지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힌 윤 본부장은 “인적요인과 설비상의 사고에 대비해 만반의 대응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훈 동아일보 편집위원은 “원전은 안전이 제일이며 안전과 상치되는 것이 경제성이며, 원자력 이용 중단이라는 선택은 사회를 이끄는 중요한 덕목인 도전 정신을 갈아 먹는다고 행위”라고 강조했다.

“세일 가스 등장 후 유가 하락, 세계적인 불경기 등으로 원전의 경제성을 상실되고 있지만 원전은 여전히 가장 경제적인 에너지원”이라며 “우리는 보다 안전한 원전을 만드는데 주력해야지 원전을 포기하는 정책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원전의 안정은 강조하되 경제성을 감안한 안전을 추구해야 한다”며 “다른 장치로 확보한 원전을 또 다른 장치로 확보하려는 이중안전을 해서는 곤란하다” 고 말했다.

종합토론에서 정근모 전 장관은 “우리나라와 달리 핀란드나 미국의 경우 원자력 관련 규제기관은 국민들의 절대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원자력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 회복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의견을 밝혔다.

또한 “비상 상황 대응과 관련해 작업자에 대한 훈련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원자력계의 역량을 종합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종훈 전 한전 사장은 “지금 한수원 중요 간부들은 외부 공채로 채용되고 있다. 원자력 비전문가가 원자력을 담당하고 있어 사고발생시 상황 대처 능력이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원안위 위원장에게 원전 근무경험과 경력이 많은 원자력 전문가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원자력 발전을 위해서는 한수원이 중소기업과의 상생할 수 있는 전략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패널토의 좌장인 김진현 전 장관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원자력은 외교, 정치, 경제 등 여러 분야와 관련이 있으며, 원자력 분야가 발전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부터 변화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