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너지융합포럼 패널토의가 진행되고 있다.

# 에너지신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가 과도하게 관심을 갖거나 개입하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과도한 관심과 과입개입이 신사업 성공을 위한 창의성 발현을 그르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큰 그림을 제시하고 지속가능한 장기적이고 일관된 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에너지신산업의 발전을 위해 도움을 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였다.

이종수 서울대 교수는 8일 열린 미래에너지융합포럼에서 “한전을 중심으로 많은 공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정부가 나서서 신사업에 공기업들의 역할을 제한하거나 미리 설정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별 공기업들이 중장기 전략의 차원에서 신사업에서의 사업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민간기업에 비해 역차별받지 않고 정부의 지나친 간섭없이 자율적으로 에너지 신산업에 뛰어들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했을 때 신사업 성공을 위한 창의성이 발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에너지 신산업이 국민적 수용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성공은 요원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지금까지 스마트 그리드 사업 등 정부가 추진한 에너지 신산업이 기술이 부족하거나 제도가 미비해서 실패했던 것이 아니다”며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기술의 발전과 제도의 변화를 견인한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인터넷이 대중화될 때도 그러했고, 스마트폰이 폭발적으로 보급될 때도 그랬다고 제시했다.
이를 위해 국민들이 에너지 신산업을 통해 편익을 취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에너지 신산업과 관련된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충분한 경제성과 타당성이 없는 상태에서 공공시장 중심으로 신산업을 무리하게 견인한다면 이전에 실패했던 많은 정부사업의 리스트에 에너지 신산업을 하나 더 추가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도원 BCG서울 대표

김도원 BCG 서울대표는 ‘에너지신사업의 글로벌 동향과 시사점’이란 발제를 통해 “많은 에너지 정책들을 보면 네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쫓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낮은 전기요금과 에너지 신산업, 그리고 수급 안정성과 환경이슈 등이 서로 상극의 개념인데 정권에 따라 달라지는 형국이다”라고 지적했다.

“장기적인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고 일관성 있는 정책을 추진해 예측 가능성을 높여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 대표는 “에너지산업이 전력가격 상승과 공급의 불안정이라는 죽음의 소용돌이(Death Spiral)에 빠져 에너지 산업의 개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영탁 한밭대 교수는 “에너지 신산업의 잠재력이 발휘되려면

조영탁 한밭대 교수

전통적 체제의 압력 속에서 전통부문과 신산업 간의 안정적인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시장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에너지 신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저발전 중심의 전통적 체제에서 안전한 저탄소 분산형 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체제전환의 장기 방향으로 저탄소, 저오염, 저갈등의 분산형 체제 강화를 제시하고 에너지신산의 체제전환적 성격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업자와 수요자의 참여를 유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원혁 교수는 “기후변화 뿐 만아니라 미세먼지 등 환경, 보건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 신재생 발전 확대와 함께 소비자 스스로 에너지절약을 유도할 수 있는 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중구 교수는 “새로운 정책의 수립과 집행에 전문가들만 참여하던 기존 방식에서 산·학·연, 시민단체, 정부 등 이해관계자들이 생태계를 구성하고 참여하는 거버넌스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미래에너지 융합포럼은 8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에너지신산업의 활성화 방안 모색을 위해 ‘에너지 신산업의 현황과 발전 방향’을 주제로 제3차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김태유 미래에너지융합포럼 회장, 장병완 국민의당 의원(산자위원장), 조배숙 국민의당 의원 등 포럼회원과 에너지산업 관련 전문가 150여명이 참석했다.

김태유 미래에너지융합포럼 회장

김태유 포럼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에너지 신산업을 통한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산업 전반에 일대 변혁이 시작됐고 에너지산업도 이 같은 대변화에 예외가 될 수 없다”며 “전통에너지와 신에너지의 조화와 육성을 통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에너지 산업이 국가경제의 주요 성장동력이 되도록 구체적인 방안과 정책 제안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기존에 없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세계 각국은 에너지신산업을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한 김 회장은 “화석에너지시대 종말이 오고 새로운 에너지구조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주장(미래학자 마크 세바)과 함께 이러한 주장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며 전통 에너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주장(리처드 뮬러 교수)이 혼재하다”면서 “이러한 에너지시장의 불확실성은 기존 산업에 위협이 될 수 있지만 또 다른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병완 산업위 위원장

조배숙 국민의당 의원

이어 장병완 국회 산업위 위원장(국민의당 광주 동남갑 의원)은 “정부가 독점적으로 에너지 정책을 결정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역설하면서 “국민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에너지 환경 변화에도 대응 가능한 장기적 비전을 갖춘 근본적인 에너지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환익 한전 사장

조환익 한전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금 전력산업은 대격변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신기후체제의 출범으로 화석연료에 기반한 전력산업은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받고 있으며, 신기술의 발달은 산업간 경계를 허물어 이종산업간 융·복합이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고 역설했다.

또한 “분산형 전원의 도입과 함께 누구나 전기를 생산해 사고팔 수 있는 프로슈머의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면서 “하나같이 매머드급 변수들로 전력산업을 뿌리부터 뒤흔들고 있다 할 것”이라면서 “그렇지만 대격변 속에서도 저희의 목표는 분명하다. ‘더욱 깨끗하고 더욱 안전한’ 전기를 공급해야 하며, 고객의 선택권을 확장함으로써 고객의 만족도와 편의성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한전은 그동안 ‘업의 변화’를 통해 환경변화에 맞서 거듭 나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 모자라고 부족한 점도 있다”며 “한전은 에너지 산업의 맏형으로서 ‘깨끗하고 안전한’ 전기를 공급하는 것은 물론 태동하는 에너지 신산업의 육성에 앞장섬으로써 에너지 백년대계를 마련해 국가 경제 발전에도 일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승일 서울대 교수

그러면서 “미래에너지융합포럼은 변화의 폭풍 속에서 우리가 나아갈 길을 함께 고민하고 찾아가는 소중한 나침반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날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전력산업 분야의 신성장동력인 에너지 신산업의 글로벌 동향과 시사점, 그리고 에너지 신산업 활성화를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심층 논의했다.

주제 발표 시간에는 김도원 BCG 서울 대표가 ‘에너지 신산업의 글로벌 동향’을 조영탁 한밭대 교수가 ‘에너지 신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제언’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이어진 패널토의에는 문승일 서울대 교수를 좌장으로 이종수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 임원혁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박중구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홍인관 코감일렉트로닉스 대표가 참여했다.

포럼에 참석한 주요 내빈들이 단체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