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광원자력본부의 방사선안전관리 용역업체 관계자가 방사성폐기물 드럼을 옮기고 있다.

지난주 공고하려던 1,600억원 규모의 한수원 방사선 안전관리 용역입찰이 사업수행능력 평가기준(PQ) 결과에 대한 업체의 이의제기와 감사실 진정으로 22일 이후로 미뤄졌다.

한수원은 방사선 안전관리 용역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9일부터 12월 11일까지 PQ 접수를 끝마쳤으며 지난 11일 사전심사를 신청한 15개 업체를 대상으로 PQ 결과를 개별 통보했다.

한수원은 당초 계획에 따라 입찰 참가자격 적격자 통보를 거쳐 1주일의 이의제기 기간을 두고 17일에서 18일 쯤에 입찰을 공고할 예정이었지만 ‘업무실적 허위서류 제출’이라는 진정이 제기됨에 따라 22일 이후에나 입찰을 공고한다는 계획이다.

한수원 감사실 관계자는 “한 업체가 업무실적으로 제출한 서류중에 허위서류가 있다는 진정이 제기됐다”며 “이번 주에 사실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정내용이 사실로 확인되면 한수원은 관련 업무지침에 따라 해당업체를 징계한다는 방침이다.

입찰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자재처 한 관계자는 “현재 감사가 출장중이어서 19일에 입찰을 공고하려던 계획이 22일 이후로 미뤄졌다”며 “진정된 내용이 중요한 것으로 판단해 감사에게 보고 한 후 관련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감사실의 의견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한수원은 PQ 접수과정에서 현장설명을 통해 부당이의 제기로 계약행정 지연 등 계약질서를 문란하게 할 경우 적격심사에서 감점을 준다는 원칙을 설명한 바 있다. 또 유사용역 실적과 방사선 관련 분야의 보유기술(학술, 특허, 논문) 등을 중점적으로 살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입찰참가 자격 사전심사를 진행하면서 15개 업체를 대상으로 업무실적 관련 서류와 경력증명 등의 서류보완을 중점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PQ를 진행한 안전기술처 관계자는 “적지 않은 인원이 한 달 동안 열심히 했다”며 “나름대로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진행하고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한수원은 지난 97년 입찰 용역 계약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변경했으며 2003년에는 발전소별로 발주하던 방식을 원자력본부별로 변경한 바 있다. 방사선 안전관리 용역 입찰은 PQ를 거쳐 가격입찰을 실시하고 1순위 업체를 상대로 적격심사를 거쳐 최종 계약자를 선정하고 있다.

그러나 PQ에서 만점을 받지 못하면 유리한 금액으로 가격입찰에 응할 수 없는 이유로 인해 관련 업계는 PQ 결과에 촉각을 곤두 세워 왔다.

방사선 안전관리 노동조합연대는 “방사선 용역 업무를 담당하는 종사자들은 원전의 방사선 안전관리와 폐기물 처리 및 설비운영 등에서 매우 민감하고 중요한 업무를 수행함에도 입찰기준과 제도가 하향평가 돼 있다”며 “이로 인해 업체가 난립하고 용역입찰 시기에 이직과 해고, 고용불안이 반복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근본적인 제도개선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수원도 업체간 과당경쟁과 각종 민원이 끊이질 않아 방사선 안전관리 용역입찰 제도의 개선을 검토하면서 지난해 5월 사업수행능력 평가기준 제6조 ③항의 엔지니어링 사업 수행실적 및 학술연구용역 수행실적 건수산정 계약금액 기준을 현행 1,000만원에서 차기용역(2007년 계약) 종료 후 3,000만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공고한 바 있다.

한수원 방사선안전실 한 관계자는 “많은 민원이 발생하는 관계로 섣불리 제도개선을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며 “입찰이 끝나더라도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관련 노조도 입찰결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방사선 안전관리 노동조합연대는 “입찰에서 신규업체가 선정되면 현장에서는 고용승계를 위한 한판 싸움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노동조합 대표와 낙찰업체 대표가 원만한 대화를 진행할 수 있도록 발주자인 한수원이 나서 대화의 물꼬를 터주길 기대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를 신청한 업체는 하나검사기술, 한일원자력, 한국원자력엔지니어링, 일진방사선엔지니어링 등 현재 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업체를 비롯해 과거 용역 수행 경험이 있는 현대원자력, 고려공업검사 등이 참여 했다.

신규업체로는 고려검사, 한맥방사선, 한일플랜트서비스, 코스텍, 선광원자력안전, 라드텍, KB이엔지, K&DTNI, 세안기술 등 총 15개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