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발족한 지속가능전력정책연합이 15일 첫 토론회를 열고 신기후체제 출범에 따른 전력산업계의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박상덕 서울대학교 수석연구위원(사진 중앙)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토론회에는 유병언 한국전력기기사업협동조합 이사장(왼쪽부터), 이형종  김희집 산업부 에너지신산업협의회 위원장, 이형종 외교부 기후변화환경외교국장, 안규선 한전 에너지신사업기획단 실장, 이유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수요관리 연구실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신기후변화체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에너지 신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전통적 에너지 규제체계의 전면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유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수요관리 연구실장

이유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수요관리 연구실장은 지속가능전력정책연합이 개최한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문했다.

이 실장은 ‘신기후체제에 따른 에너지 신산업의 나아갈 방향’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신기후체제 이후 에너지 시스템 변화와 새로운 시장 창출 기회가 주어졌다”고 전제하고 “국내외적으로 에너지 신산업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신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시스템의 내적 구조변화와 더불어 새로운 시장창출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 에너지 시스템의 규제체계에 대한 개혁없이 본격적인 에너지 신산업의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이 실장은 “앞으로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에너지 신산업이 상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스마트그리드 기술의 융복합화로 전력산업이나 생활의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우리나라는 외형적 구조개편을 추진했으나 전통적 에너지 시스템과 유사한 산업구조가 상존할 뿐만 아니라 산업 또는 기술 간 융복합을 통해 신규산업으로 진화하는 데 장애요인이 많다”고 진단했다.

이 실장은 신산업의 활성화를 가로막는 에너지 규제방식으로 ▲에너지 요금 규제 ▲독점적 시장구조 ▲정보의 독점화 ▲에너지원별 엄격한 구분 등을 꼽고 민간투자를 증대하기 위해서는 전통적 에너지시스템의 규제의 전면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에너지 신산업 활성화는 시장의 구조변화와 새로운 기술의 조화 속에서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이 실장은 “에너지 신산업은 에너지 시스템과 산업구조 변화를 통한 장기 추진과제이다”라고 전제하고 “에너지 시장 개방, 요금 자유화, 시장정보 개방·공유를 정책방향으로 설정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에너지 수급에 의한 가격결정과 적절한 자원배분이 형성되는 시장의 가격기능 정상화와 함께 시장의 진입장벽 철폐, 통합적 관리시스템 구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덕수 지속가능전력정책연합 의장

지속가능전력정책연합(의장 한덕수)는 15일 서울 삼정호텔에서 토론회를 열어  신기후체제에 따른 에너지신산업의 나아갈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는 한덕수 정책연합 의장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파리협정 발효, 그리고 대응 과제(이형종 외교부 기후변화환경외교국장) ▲신기후체제 출범에 따른 한전의 에너지신산업 육성방향(안규선 한전 신사업기획단 실장) ▲신기후체제에 따른 에너지신산업의 나아갈 방향(이유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수요관리연구실장) 등 3편의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박상덕 서울대학교 전력연구소 수석연구위원(전 산업부 지식경제R&D기획단 에너지MD)가 좌장을 맡고 주제발표자를 비롯해 김희집 산업부 에너지신산업협의회 위원장, 유병언 한국전력기기사업협동조합 이사장 등이 패널로 참여해 전력산업계 각 분야별로 신기후체제 출범에 따른 대응책을 제시했다.

이날 한덕수 의장은 환영사를 통해 “파리협정 이행에 대한 세부적인 작업일정들이 구체화되고 있어 신기후체제에 대한 전력산업계의 대책 마련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고 중요해졌다”며 “이번 토론회가 한전·발전사 등 전기사업자는 물론 전력산업계 각 분야별로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제조업과 발전분야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전체의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에너지신산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줄여나가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의장은 “기후변화협약 국가는 190여개에 달하는데 이들 나라 중에 자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국가는 10%정도에 불가하다”면서 “시기와 방안을 찾아 다른 국가의 도움을 받아야하는 국가들에게 에너지신산업, 신기술을 개발해 수출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형종 외교부 기후변화환경외교 국장

이어 이형종 외교부 기후변화환경외교국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COP22는 트럼프 후보의 미 대통령 당선등 변수에도 불구하고 기후행동에 대한 변함없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평가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케리 미 국무장관 등은 파리협정이 비가역적(irreverisible)임을 언급하며 지속적인 기후행동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것을 예로 들었다.

또 천억불 기후재원 조성, 2020년 이전 기후행동 강화 등의 의지를 담은 마라케시 행동선언문 채택도 근거로 들었다.

이 국장은 COP22가 세부지침 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작업 계획에 합의함으로써 향후 협상 기반이 공고화됐다고 분석했다.
“2018년 최종 채택을 목표로 주요 이슈별로 국가제안서 제출, 라운드 테이블·워크숍 개최 계획을 수립했다”면서도 “실질적 논의 진전보다는 선·개도국 간 기본적 입장 차이를 확인하는 선에서 협상이 마무리돼 아쉬움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우리나라는 NDC 이행을 위해 2015년 6월 2030년 배출전망치 대비 37% 감축 내용을 담은 INDC를 제출한 데 이어 올해 12월 섹터별 감축 목표를 담은 2030년 온실가스감축 기본 로드맵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풀어야 할 과제와 관련해 “국제적 측면에서, 단기적으로 2018년 파리협정 이행 체제 협상에 적극 대응하고 중기적으로는 기존 NDC 강화요구에 보다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2030년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더 많은 개선과 기술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한국은 국제사회의 중견국가로서 온실가스 다 배출국으로의 책임이 크기 때문에 ‘저탄소경제’로의 이행에 가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규선 한전 에너지신사업기획단 실장

안규선 한전 에너지신사업기획단 실장은 신기후체제 출범에 따른 ‘한전의 에너지 신사업 육성방안’에 대해 발제했다.
안 실장은 “한전은 신기후체제에 대비해  올해에만 에너지신산업에 3조 8,0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면서 “스마트그리드, 스마트시티, 에너지저장장치, EV충전인프라 구축, 자동원격검침 시스템, 가파도 마이크로그리드 등 에너지신산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전은 전력과 비전력의 융합으로 사회적 비용을 축소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환경변화에 대한 대응과 전통적인 송배전, 판매중심에서 에너지신산업으로의 ‘업’의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 실장은 한전이 구축하는 스마트그리드 기반의 스마트 시티는 스마트홈→스마트타운→스마트시티→스마트 State로 진화해 에너지 신사업 생태계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했다.

“한전은 에너지산업 혁신 및 수출산업화를 위해 글로벌에너지 KEPCO밸트 구축을 통해 성장 동력화를 추진하면서 저탄소 에너지 경제구조를 선도하겠다”면서도 “에너지신산업이 쉽지만은 않다. 현재의 제도적 한계와 정부의 정책과 지금의 산업구조에서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안 실장은 “정부와 산업계가 다같이 기후변화에 대응한 에너지신산업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김희집 산업부 에너지신산업협의회 위원장은 “에너지신산업은 온실가스 감축측면에서 신기후변화 시대의 핵심 축”이라며 “국가차원에서 수출과 미래 성장동력을 위해서는 새롭게 육성해야한다는 점에서 오늘 같은 토론회와 전력산업계의 저극적인 참여와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유병언 한국전력기기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국내 중소기업들과 기자재 업체들이 한전이나 국책연구기관에서 기술개발에 협력할 수 있는 R&D 관련 지원체계를 정책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면서 “연구를 통해 개발한 제품을 해외에 수출할 수 있도록 정부와 공기업의 체계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패널토의 좌장을 맡은 박상덕 서울대 전력연구소 수석 연구위원은 “신기후변화체제가 위기다, 기회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필연코 가야할 길”이라며 “에너지신산업, 온실가스 감축, 신기술개발 등 모든 분야에 대해 전력산업계가 적극적으로 달려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속가능전력정책연합은 기후변화 대응 등 전력산업을 둘러싼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방향을 모색하고자 전기산업계를 대표하는 19개 단체 및 기관들이 지난 10월 27일 자발적으로 구성해 발족한 최고정책기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