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둘러싸고 여야간 신경전이 이어졌다.

김용환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

국감에 앞서 김용환 원안위 위원장은 업부보고를 통해 “원안위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규제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정책의 최우선에 ‘투명성 강화’와 ‘소통 확대’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사결정체계가 보다 투명해질 수 있도록 위원구성 및 회의체운영 방식을 개선하고 규제전문기관의 심·검사 보고서 등 원자력 안전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원자력안전협의회의 법적근거를 명확히 하고 주요 정책결정 시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소통기회를 확대 하겠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이러한 기본방향을 바탕으로 올해 원안위가 중점 추진하는 주요정책에 대해 “가동원전에 대한 안전관리, 지진 등 자연재해에 선제적 대비, 원전해체 및 방사성폐기물관리 등 미래 규제수요에 대비, 방사능 위험으로부터 국민들의 안전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되는 원자력 안전에 있어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규제기관의 존재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원안위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원자력안전 규제업무에 더욱 철저하게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모든 규제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끊임없이 소통해 신뢰받는 규제기관으로서 국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은 ‘졸속 탈원전 중단하라’는 종이 피켓을 노트북 겉면에 붙이고 국감에 나섰다. 여당의원들은 “종이 피켓 국감은 유감”이라면서 철회를 요구했지만 신상진 위원장은 “여야 간 합의할 사안이 아니다. 이러한 문제로 국감 일정에 차질이 발생돼서는 안된다”며 질의를 개시했다.

＃ 야당 의원들은 신고리 공사 중단 찬성측이 작성한 자료를 두고 거세게 공세를 펼쳤다.

먼저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만의 대정전 사태처럼 대규모 정전을 일으킬 수 있다는 신고리 공사중단 찬성측 주장에 동의하냐”고 묻자 이관섭 사장은 “대만의 대정전 사태도 원전이 고장을 일으킨 것이 아니라 가스발전소가 고장을 일으키면서 대용량 출력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 의원은 김용환 위원장에게 “2012년 한전이 신고리 5·6호기 모델인 APR1400을 핀란드에 수출하려했으나, 자국 안전기준에 신고리 격납건물이 적합하지 않고, 냉각능력이 미흡하다고 판정한 것과 관련해 찬성 측이 신고리 5·6호기가 안전성과 허가 과정에 문제가 있고, 유럽 안전기준에 부적합하다는 주장을 한다”고 묻자 김 위원장은 “알고 있는 내용과 다르다. 핀란드는 발주사의 자금문제로 중단됐지, 안전문제와는 무관하다”고 답변했다.

계속해서 민 의원이 “신고리 5·6호기 건설허가 안을 심의의결 안건으로 상정한 후 2번의 추가회의를 거쳐 건설허가 결정을 내렸는데, 이를 두고 비공개, 일방, 졸속 결정이었다고 지적한다”고 하자 김 위원장은 “졸속 결정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 없다. 4년간에 걸쳐 심의를 했다. 원안위 안전전문위원회가 2015년 5월부터 2016년 5월까지 총 10회의 회의를 통해 KINS의 건설허가 심사결과 검토했고, 원안위는 심사결과 설명회 등 3회에 걸쳐 관련 회의 개최해 의결했다”고 했다.

민 의원은 “신고리 예비안전성분석보고서를 원안위원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직원들 감시 아래 열람만 허용했나?”라고 재차 묻자 김 위원장은 “안전위원들과 국민들에게 모든 실무 자료를 공개했다. 안전위원들에게 자료실에서 공개한 것은 사업자신청서인데, 지적재산권과 보안 문제 등이 있지만 한 달 이상 보여줬다”며 “직원이 감시한 것도 아니고, 양이 많아서 협조를 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민 의원은 “우리 원전들은 밀집도가 높은데 충분한 조사도 없이 건설허가가 나서 절차의 문제가 있다. 경주지진 이후에 원전의 안전성도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고 김 위원장은 “원전 안전성은 심도 있게 논의했다. 원전안전 규정과 IAEA 규정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자연재해 스트레스의 경우도 원전 안전에 문제가 없는 요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며 안전성을 강변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건설허가가 나갈 때 안전 법규와 규정, IAEA규정을 갖춰서 심사할 때 건설허가를 하고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에 대해 민경욱 의원은 “원안위는 지금까지 원전 안전성을 지켜온 기관인 만큼, 사실 그대로를 국민들에게 홍보하는 것이 공론화위의 공정성을 더욱 높이는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은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제시하며 “최근 5년간 운영 및 건설 중인 원자력발전소 산업안전사고자 총 121명 중 약 90%에 해당하는 110명이 협력사 직원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최근 5년 간 발생한 산업안전사고자 121명 중 114명은 부상자, 7명은 사망자였고, 114명의 전체 부상자 중 103명은 협력사 직원, 11명은 한수원 직원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근 5년 간 원전 건설 및 운영 과정에서 산업안전사고로 인해 사망한 전체 사망자 7명 모두가 협력사 직원들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사망자들은 잠수 작업 중 사망하거나, 질식, 추락 등의 원인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면서 신 의원은 “산업안전사고자의 대부분이 협력사 직원으로 안타깝게도 원전현장에서 ‘위험의 위주화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며 “한수원 직원인지 협력사 직원인지 상관없이 모두에게 안전한 근무환경을 만들도록 철저한 점검과 관리감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사람의 생명보다 중한 것은 없다”며 “보다 안전한 근무환경을 만들기 위한 한수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이관섭 한수원 사장은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정확하게 관리하겠다”고 답했다.

＃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은 사용후핵연료 운반용기가 구조적 문제로 완전한 안전점검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에서 사용중인 ‘사용후핵연료 운반용기’의 안전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하고 있는 ‘사용후핵연료 운반용기’는 내부에서 균열 등의 결함이 생겨도 안전 검사 등을 통해 이를 발견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최근 사용후핵연료 운반용기에 대한 검사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이들 운반용기는 제작될 때부터 안전 검사가 불가능한 부분이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부분에 문제가 생겨도 안전 검사에서는 확인이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원전에서는 이 용기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 의원은 “지금까지 원전 운영사인 한수원과 원자력 안전을 책임진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국민 안전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원자력 안전에 ‘설마’라는 방심은 0.1%도 있어서는 안 된다. 한수원과 원안위가 즉각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