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원이 국내기술로 제작 성공한 유도가열식 저온용융로 시스템

한국수력원자력(주)은 미국 고준위폐기물 유리화를 시행하고 있는 WSRC의 유리화실증연구 국제공모 프로젝트에 당선됐다.

WSRC사에서 국제 공모한 이번 프로젝트의 주목적은 WSRC사가 운영 중인 고준위 액체 방사성폐기물 유리화용 세라믹용융로를 성능이 보다 양호한 ‘유도가열식 저온용융로’ 방식으로 교체하는데 필요한 주요 설계인자를 도출하는 것이다.

이번 국제공모에는 한수원을 비롯, 미국의 INEEL 및 FERRO, 프랑스의 AREVA, 러시아의 RADON 등이 참여요청을 받았으며 지난 4월 20일부터 약 1개월간의 적격심사를 거쳐 한수원이 수행기관으로 최종 확정돼 계약을 맺게 됐다.

한수원은 계약 체결 후 약 5개월간 자체 보유한 유리화 실증시설에서 WSRC의 방사성폐기물을 유리화 하는데 필요한 공정자료를 도출하게 된다.

WSRC사는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연구소인 SRNL 운영기관으로 1951년부터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소재 Savannah 지역에 보관돼 있는 다량의 고준위 액체 방사성폐기물을 1996년부터 유리화하고 있는 기관이다. WSRC사는 현재 고준위 상용유리화설비인 DWPF를 운영하고 있다.

WSRC사는 당초 자체 보유한 유리화설비를 이용, 2028년까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를 완료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유리화 대상 폐기물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현재 기술로는 당초 일정을 맞추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미국 정부와 관련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수년간 자체 기술조사 및 평가를 수행한 결과 ‘유도가열식 저온용융로’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대안이라는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WSRC사에서 도입 하고자 하는 ‘유도가열식 저온용융로’ 방식은 세라믹용융로 방식과 달리 금속전극을 사용하지 않으므로 전극 부식 문제가 없으며 유리 용융로 내벽에 세라믹 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수냉각 금속격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용융로 몸체 부식을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어 용융로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또한 이 기술을 도입할 경우 현재 처리온도 보다 높은 온도에서 유리화가 가능, 폐기물 처리율을 높일 수 있게 된다.

유리화 기술은 중금속 및 방사성 핵종들과 같은 유해성물질들을 우리생활 주변에서 친숙한 유리 구조에 가두고 환경에 누출되지 않도록 영구적으로 격리시키는 기술이다.

따라서 방사성폐기물 속에 들어있는 유해성물질들이 환경으로 유출되는 것을 근본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 현재 이 기술은 고준위 액체방사성폐기물 안정화를 위해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 등 10여개 국가에서 사용하고 있다.

기존의 유리화기술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한수원이 개발한 유리화 기술은 폐기물 성분이 다양, 선진국도 상용화하지 못한 첨단기술로서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처리하는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기술이다.

한수원은 지난 1994년부터 산하 연구기관인 원자력발전기술원을 통해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유리화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 100여회 이상의 장·단기 시험을 수행했으며 유리화 공정에 대한 최적화 및 상용설비 설계 자료를 생산했다.

특히 유리화 기술의 핵심 공정 중 외국기술에 의존했던 ‘유도가열식 저온용융로‘와 ’고주파 발생장칼의 국내개발을 추진, 지난 2월 100시간 성능시험을 성공리에 완료했다. 한수원은 오는 2008년 상용운전 개시를 목표로 유리화설비를 울진 원자력발전소 내에 건설 중이다.

한수원이 개발한 유리화 기술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그 우수성을 인정, 2003년부터 4년간 수행된 IAEA 기술협력프로그램으로 선정된 바 있다. IAEA 프로그램을 통해 초청된 해외 전문가들이 한수원 유리화 기술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IAEA에 수차례 보고했다. 이번 국제공모에 당선하게 된 이유 중 하나도 기술협력프로그램 일환으로 미국측에서 방문했던 6명의 유리화 기술 전문가들의 긍정적인 평가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국제공모 당선으로 한수원의 유리화기술 우수성은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관련 전문가들에게 널리 인정받게 될 것으로 판단되며 향후 미국이 수행할 ‘유도가열식 저온용융로’ 이용한 유리화사업에 참여 가능성이 높아지고 한수원 및 국내 원자력 기술에 대한 대내외 신뢰도가 제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수원이 국내기술로 제작 성공한 유도가열식 저온용융로 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