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수 (사)전자정보인협회 회장

떡은 곡식 가루를 시루에 안쳐 찌거나, 굽거나 혹은 소댕에 부쳐서 익혀 만든 모든 음식의 이름이다. 곡식을 가루로 만들어 시루에 않혀 찌거나 삶거나 번철(燔鐵)에 부쳐서 익히거나, 흰떡처럼 메(maul)로 찧어 만든 음식이다. 만드는 방법과 재료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이 있으니 팥떡·콩떡·호박떡·무떡·밀개떡·시루떡·흰떡·인절미·백편·흰무리·꿀떡·송편·절편(切餠) 등이 있으며, 이밖에도 요즈음에는 많은 종류의 떡이 있다.
떡은 시대, 지방과 그 집의 살림살이 형편에 따라서 다르다. 속말에 남주북병(南酒北餠)이란 말이 있는데 옛날 서울 남산 밑에는 구차한 무반이 생활의 불만으로 술을 얼근히 마셨으며, 그와 반대로 북촌(北村)에는 고관(高官)들과 살림이 넉넉한 사람들이 많아서 여러모로 떡 만드는 솜씨가 발달하여 나온 말이다.
연중 행사로 닥쳐오는 명절마다 먹는 시식(時食)이 있고 지방의 이름난 떡으로는 금강산에서 잣과 석이(石耳)를 넣어 만든 꿀편이 있으며, 연백(延白)지방은 참쌀이 좋아서 인절미가 유명하다. 함경도 두메에 가면 귀리로 만든 절편이 있다. 옛날 중국 사신들은 한국의 쑥떡(靑艾餠)을 높이 평가하였다. 절편은 둥글게 또는 모나게 꽃판으로 눌러 만든 흰떡이다.
떡의 맛을 한층 높이기 위하여 콩·호박고지·호박이나 가지를 썰어 만든 것·무채·대추·꿀·잣·곶감 등 여러 가지 맛있는 재료를 섞어서 넣는다. 또 겉에 무치는 가루도 팥·콩·계피·밤·잣·귤 등을 사용하여 혼합하는 등 솜씨가 여러 가지이다. 동양에 있어서 떡의 특색은, 중국에서는 밀가루, 일본에서는 찹쌀가루를 재료로 하는데, 한국에서는 주로 멥쌀가루로 만들고 있다.
떡살은 한국 전래(傳來) 민구(民具)의 하나이다. 흰떡 등을 눌러서 방형(方形· 네모 번듯한 형상) 또는 원형이 되도록 여러 가지 무늬를 찍어 내는 데 쓰는 판(版)이다. 보통 나무 또는 사기(沙器)로 만든다.
떡수단(水團)은 떡의 일종인데, 흰떡을 가늘게 밀어서 콩알 만큼씩 썰어 손가락으로 눌러 둥글 납작하게 만들어 녹말을 씌우고 끓는 물에 삼는다. 이것을 건져 찬물에 헹궈서 그릇에 담고 꿀물이나 오미자(五味子) 국을 붓고 실백(實柏)을 띄운다.
떡찜은 떡을 주재료로 한 한국 요리의 하나이다. 흰떡을 5cm 길이로 잘라 사절(四切)하여 끊는 물에 삶아 쇠고기와 함께 볶아서 미리 삶아 놓은 사태·곱창·곤자소니(소의 똥구머에 딸린 창자)·양(소의 밥통의 고기)·미나리·양파·당근·표고 등을 한데 넣고 양념을 한다. 여기에다가 한 소큼 끓여서 양념이 고루 합쳐지면 그릇에 담고 알지단을 채로 썰어서 뿌린다.
떡판은 한국 전래 민구의 하나이다. 기름틀의 일부분으로 기름떡을 올려 놓는 판이다. 길고 두꺼운 널판 조각에 빙돌려 고랑을 파서 기름이 그 곳으로 흘러 내리게 되어 있다.
떡복이는 떡을 주재로 한 한국요리의 하나이다. 흰떡을 썰어서 갖은 고명을 넣고 볶은 음식이다. 흰떡을 4cm 가량 잘라 다시 넷으로 갈라 끓는 물에 삶아서 광주리에 건져 놓는다. 쇠고기를 다져서 양념을 하여 볶다가 삶아 놓은 흰떡을 넣고 골고루 버무려서 흰떡에 고기 간이 완전히 배이게 된다. 그러면 미나리·숙주·당근·양파 등을 썰어 참기름에 볶아서 함께 넣는다. 다음에 간을 맞추어 볶아 그릇에 담고 알지단을 채로 썰어서 뿌린다.
‘열양세사기(列陽記)’는 조선조 말엽 열양(列陽:漢陽)의 연중 행사를 세세하게 기록한 책, 1책 사본이다. 정조(正祖) 때 학자 대산(臺山) 김매순(金邁淳)이 순조(純祖) 19년(1819)에 완성한 것으로 추측된다.
내용은 정월부터 12월까지 1년 간의 행사와 풍속을 21항목으로 분류하여 설명하고 있다.
사본으로 전해오던 것을 1911년에 광문회(光文會)에서 ‘동국세시가(동국세시기)’·경도잡지(경조잡지)‘와 합본하여 활자본으로 발간하였다.
’동국세사기(東國歲時記)‘는 한국 고래의 행사 및 풍속을 자세하게 설명한 책, 1책 인본이다. 조선조 순조(純祖) 때 홍석모(洪錫謨)가 저술하였으며, 1911년 광문회에서 ’영양세사기‘와 ’경조잡지‘와 합쳐서 간행하였다. 책 머리에 이자유(李子有)의 서문이 붙어 있다.
떡국은 흰떡을 잘게 썰어 놓고 끓인 국이다. 떡의 종류가 많으나 흰떡만은 국을 끓여 먹는 것으로서, 흰떡은 쌀가루를 곱게 하여 시루에 익혀 넓은 판에 놓고 메로치고 욱여서 만든다. 어린아이 팔뚝만 하고 길이는 한 발이나 되게 만들어 얇게 타원형으로 썰어서 만든다. 그다음 뜨거운 국물에 넣고 익혀 먹는 것을 떡국 또는 흰떡국이라고 칭한다.
떡국은 언제나 먹을 수 있으나 원래는 세단(歲旦)의 절식(節食)으로 설날 먹기 위하여 섣달 그믐달 쯤에 만들어 두었다가 섣달 이른 아침에 차례(茶禮)를 지내고 나누어 먹는다. 설날 아침에는 누구나 밥을 짓지 않고 떡국을 먹으니 묵은 해가 가고 천지만물이 갱생부활(更生復活)하는 날은 엄숙하고 청결하여야 한다는 의미에서 비롯한 것이다. 설날 떡국에 지금은 쇠고기(牛肉)로 끓이거나 닭고기(鷄肉)로 하지만 원래는 꿩고기(雞肉)였으며 요즈음 와서는 구하기 어렵고 비싸고 희귀하기 때문에 바뀐 것이다. 떡국이 설날에 먹는 음식이기에 나이먹는 것을 떡국 한 그릇 먹었다고 말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