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직도입 확대·LNG공급인프라 확충”
“에너지산업 수요자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국내에서 에너지사업을 가장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기업을 꼽으라면 단연 포스코가 일순위에 든다. 포스코는 ‘가스 & 전력’, 두 축을 지렛대로 삼아 에너지사업에 새로운 사업모델을 제시하며 에너지사업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특히 포스코는 지난해 광양 LNG터미널을 준공한 데 이어 올들어 50% 지분만 갖고 있던 포스코파워의 나머지 지분을 전량 인수, 포스코파워를 그룹에 완전 편입시켰다. 국내 최대 민자발전회사를 손에 넣은 포스코는 이로써 발전사업자로서의 확실한 입지를 다졌다. 이에 앞서 포스코는 지난해 7월 맥쿼리 컨소시엄과 함께  50대 50의 지분비율로 한국종합에너지를 인수, 발전 사업에 첫발을 내딛었다. 200만kW급 발전소의 추가 증설을 추진중인 포스코는 앞으로 전기와 가스시장으로의 진출을 확대할 계획으로 있어 그 행보(行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NG 직도입’‘LNG 터미널 건설’‘ 포스코파워 인수’등 일련의 굵직한 사업을 진두지휘하면서 포스코가 에너지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한 장현식 포스코 전무(에너지사업추진반장)를 만났다. 

 장 전무는 “포스코파워를 포스코 그룹차원의 에너지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치는 ‘전초기지’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포스코파워는 국내 최초로 건설된 발전소이자 현재 180만kW의 LNG복합발전 설비를 갖춘 국내 최대의 민자발전회사로 민간부문의 발전사업을 선도하고 있다. 포스코가 포스코파워의 회사 소유권과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에너지사업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스코파워를 인수하면 한전과의 전력수급계약(PPA)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며 포스코가 보유하고 있는 LNG터미널, 자가발전과 연계할 경우 사업 시너지가 클 것으로 내다 본 경영진의 의지를 반영해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됐죠”

현재 포스코는 포항 광양 제철소내에 245만kW규모의 자가발전소를 돌리고 있고 광양에 자가 LNG터미널을 구축, LNG를 직도입 공급하고 있다.

장 전무는 수도권지역에 자리잡아 발전 용량의 12%를 담당하고 있는 포스코파워의 증설을 추진중이다.  장 전무는 “50만kW 4기의 발전설비를 단계적으로 지어 기존 발전설비의 낮은 효율과 이용률을 보완하고 수도권의 전력공급을 안정화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 중국 인도 등 거대 개도국의 에너지 확보 경쟁이 치열하고 독점의 대명사처럼 여겨져 온 에너지산업이 경쟁체제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국제적인 환경 규제도 점차 강화되면서 에너지 공급 불안 요소가 많아지고 이를 둘러싼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장 전무는 에너지산업의 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사업기회가 더 많이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LNG를 직도입하고 LNG터미널을 건설과 발전소 운영 경험이 풍부한 전문 인력을 보유하는 등 에너지사업에 필요한 필요충분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포스코의 LNG 직도입과 LNG터미널 건설은 가스산업 분야에서 규제 완화의 단초가 된 상징성을 지닌다.

장 전무는 “LNG직도입이 포스코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기여한 바가 커 나름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더욱이 민간 LNG터미널의 등장은 지금까지 비교대상이 없었던 가스공사를 평가하는 ‘비교 잣대’역할을 함으로써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지난해 7월 영국의 BP사와 직접 가스 도입계약을 체결했다. 이때 체결한 가격과 도입조건이 상당히 좋았죠. 이러한 선례가 가이드라인이 되어 그 이후 가스공사가 LNG장기 도입 계약을 맺을 때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포스코는 앞으로 정부의 가스산업 구조개편이 추진되어 시장참여 여건이 성숙될 것에 대비해 사전 준비작업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 정부 계획에 보조를 맞춰 LNG 직도입을 확대하고 LNG 공급 인프라도 확충할 계획이다.

장 전무는 “전세계적으로 에너지 자원 확보 경쟁이 점차 가속화 되고 고유가로 인해 에너지의 안정적 확보가 국가적 과제로 대두되면서 자원개발에 대한 열기가 높다”며 “유전 가스전 등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부가가치가 높아  포스코가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분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 전무는 포스코는 기후변화협약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체제 구축을 오래전부터 해왔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말 국제 기준에 의거한 온실가스 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공정단위의 온실가스 저감량과 저감잠재성을 평가하는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에너지 절감과 환경부하를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는 제철공정 단축프로세스 기술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장 전무는 “자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방안이 다각적으로 강구되고 있는 것과 동시에 생산 제품이나 부산물을 이용할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 저감부문에도 관심을 갖고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 전무는 정부의 가스산업 규제정책과 관련해 “상업용에 비해 자가용 가스설비에 대해서만 너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며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자가용의 경우 단순히 자체 소비만 가능하기 때문에 잉여 가스가 남아도 처분하지 못하고  반대로 물량이 부족할 때에는 비상 수급이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정부 관계자들이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점차 보완될 것으로 본다는 장 전무는 “궁극적으로 가스산업에 경쟁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산업이 공급자와 수요자가 상호 목소리를 조화시키며 발전해갑니다. 에너지산업이 타 산업과 다른 점은 수요자의 목소리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공급자 주도로 나간다는 것입니다.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큰 틀에서 바뀐 게 없다는 게 큰 문제입니다”
“과열은 나쁘지만 경쟁은 좋은 것이다”라는 소신을 피력하는 장 전무는 “우리나라가 자본주의를 지향하는 한 경쟁 시스템의 도입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경쟁 도입은 시기의 문제일 뿐 거스릴 수 없는 대세라는 게 장 전무의 지론이다.

 장 전무는 “가스공사가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우리나라의 가스보급과 수급 안정을 위해 기여해온 바가 크다”고 전제하고 “LNG를 년간 2천만톤 이상 처리하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이제는 민간기업과 선의의 경쟁을 통해 상호 발전하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전무는 남동발전 주식회사 등 발전회사의 민영화에도 참여 의사를 피력했다.

“석탄, LNG 등 다양한 발전원을 포트폴리오로 갖고 있는 발전회사와는 달리 민간발전회사가 주로 투자하는 LNG발전은 전력거래 변동비반영시장(CBP)에서 다양한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고 수익성도 낮은 게 현실입니다”

장 전무는 민간 자본이 전력시장에 참여하여 투자가 활성화되기 위해 무엇보다 민간부문의 수익성과 사업리스크를 보완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 줄 것을 강조했다.

장현식 전무는
1975년 고려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18회로 공직에 들어가 20여년간 상공부와 통상산업부에서 무역, 통상, 중소기업, 산업환경, 산업배치 정책을 입안하는 등 산업정책 전문가로 활동했다. 1997년부터는 민간기업인 포스코에 몸담고 전력과 가스사업의 기획과 사업추진을 총괄하고 있다. 장 전무는 국내 최대 민자발전사인 한국종합에너지의 인수를 주도했다. 장 전무는 가스산업 규제완화의 시발이 된 ‘자가용LNG 직도입제도’가 도입, 시행되는 발판을 마련한 장본인이다. 이어 8년간의 각고 노력끝에 국내 최초의 순수 민자터미널 건설을 성공시켜 가스산업 발전에 기여했다. 친환경 청정에너지 공급을 확대해 국가경제를 주도하는 철강산업의 지속가능 경영을 구현했다. 이의 공로로 지난해 7월 동탑산업훈장을 서훈하기도 했다. 장 전무는 기획력이 뛰어나고 리더십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탈한 성품의 외유내강형인 장 전무는 “불도저처럼 업무를 추진한다고 들었다”는 기자의 질문에  “불도저 면허가 없다”고 말해 어색한 인터뷰 분위기를 녹이는 센스를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