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호기 한국남부발전 사장

“CO2는 더 이상 골칫덩어리가 아닌, 탐나는 물질로 바뀔 수 있다.”

남호기 한국남부발전 사장은 “CO2가 ERC 기술을 통해 개미산으로 전환되는 기술을 보면 CO2에 대한 기본개념이 뒤 바뀌게 될 것”이라며 CO2를 활용한 개미산 개발이 허구가 아니며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배경을 때론 엉뚱하면서도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자 하는 철학(Think Different)을 설명했다.

남호기 사장은 24일 정부가 발표한 ‘전력산업구조 발전방안’에 대해 “조금 민감한 이야기”라고 운을 뗀 뒤, “지금 정부에서 2개사로 분리 운영 중인 신인천과 서인천 발전소를 통합하기 위한 용역을 발주하겠다고 하니 용역결과를 따라야하는 것은 맞지만 서부발전이나 남부발전의 한결 같은 걱정은 이 발전소가 각 회사수익의 4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즉, 수익성 때문에 두 회사 모두 쉽게 양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비친 것이다. 그런 만큼 진정성 있고 합리적인 차원에서 접근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남호기 사장은 전력전문지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밝히고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에 대해 “공기업과 살만 맞닿아도 다 될 것처럼 여기는 중소기업이 있는 데 이는 잘못된 인식”이라며 “실제 공기업과 일을 하고자 한다면 발전소에 접목이 가능한 NEP 인증이나 특허 등이 수반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남 사장은 영흥화력발전소에서 근무할 당시를 회상하면 특정 대기업이 40년 동안 한전(지금의 남동발전)과 수의계약을 맺어 성장했음에도 그들이 보답한 것은 품질을 만족시키지 못한 ‘배신’ 내지 ‘신뢰성 상실’이었음을 강조했다.

이러한 모습으로는 공기업과 대기업 내지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신인천과 서인천 이관에 대해 “발전 5개사는 8개에서 9개의 발전소 가지고 있지만 남부발전의 경우 하동화력이 차지하는 수익이 55% 정도이고 신인천복합화력은 45% 정도 차지한다”며 “서부발전도 우리와 비슷할 것”이라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양수발전을 한수원으로 통합·이관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일개 회사의 문제가 아닌 전력산업 전체를 어떻게 바라보는 것이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느냐 하는 관점”이라며 양수발전 태동의 역사를 설명하는 등 수용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발전사의 ‘시장형공기업’으로의 지정이 한전으로부터 자율적이고 책임있는 경영이 강화될 것으로 봐도 좋은가 하는 질문에 “지금 답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질문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공인이기 때문에 공식적인 입장은 국가발전적 차원에서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며 원론적 답변에 그쳤다.

다음은 남호기 남부발전 사장과 전력전문지기자단과의 일문일답이다.

-CCS 사업과 관련해 정부에서도 앞으로 10년간 2조원 이상 투자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저장부지가 없다는 게 문제점이다. 그럼에도 CO2를 이용한 개미산 개발이라는 발상은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을 떠 올리게 하는데.
➜궁하면 통한다고 했다. 기술자 입장에서 스토리지(storage)는 어렵지 않다. 단, 가장 큰 아킬레스가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지만 않는다면 캡쳐까지는 별문제가 안된다. 하지만 스토리지와 그 다음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한국현실에 전혀 맞지 않는다. 고민의 기본적인 고리는 땅에 묻지 말자였다. 땅에 묻어 숨겨놓으면 후세에게 떠넘기는 하나의 짐이 된다. 그래서 결국, 재활용 하자는 데서 새로운 고민의 출발이 있었다.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골치 아픈 CO2로 개미산을 생산, 이를 다시 연료전지 촉매재로 발전시킬 수 있다. CO2는 이제 괜찮은 정도가 아니고 탐나는 물질로 바뀔 수 있다는 기본개념을 가지게 된다. 단, 경제성 있는 상용화하려면 어느 규모여야 하는가 하는 것은 보다 연구해야 할 부분이다.

-정부가 발표한 ‘전력산업구조 발전방안’에 따르면 신인천과 서인천을 한 곳으로 이관한다고 했는데.
➜신인천이나 서인천 모두, 두 회사 수익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요한 발전소인 만큼 다른 회사에 이관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회사 존재의 가치’를 결정짓는 것인 만큼 쉽지 않을 것이다. 당장 답하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이웃한 발전소를 한쪽으로 같이 합치자는 것이 제3자의 입장에서 볼 때, 비효율적으로 보여 그렇게 하자는 것일지 몰라도 우리가 볼 땐, 그렇지 않다. 특히, 정부가 발전소 이관과 관련해 용역을 발주한다고 한 만큼, 우리(남부발전)의 의견을 개진할 것이지만 서부발전도 자신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서로 감정을 갖고 의사개진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합리적으로 문제를 접근해 해결하겠다.

-양수발전의 한수원 이관에 대한 입장은.
➜양수발전의 한수원 이관은 일개 회사의 문제가 아닌 전력산업 전체를 어떻게 바라보는 것이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전에 양수발전 태동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 원자력발전 비율이 75%를 차지하는 프랑스의 경우, 양수발전소는 존재하지 않는다. 단 일본과 우리나라만 양수발전소를 가동하고 있다. 양수발전은 애초 원자력발전 때문에 지은 만큼 합리적으로 양수발전소를 운용하고자 한다면 한수원으로 가는 게 맞다. 일단 (한수원으로 이관)결정되었기 때문에 적절히 대응하고 회사별로 차출한 연합팀이 구성될 것이다. 인력문제와 재산 등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경부에서도 TF팀을 만들어 대응할 것으로 본다.

▲ "1년 전부터 프로모션데이를 열어 공기업과 살을 맞대고 싶은 사람, 기업, CEO를 모두 다 불렀더니 200여 업체가 왔다. 직접 중소기업 CEO들에게 강의하면서 공기업의 높은 문턱을 부수겠다고, 모든 진입장벽은 다 허물어 놓겠다고 말했다."

-양수발전 이전에 대해 화력발전 5사 사장단 모두 동의한다고 봐도 되는가.
➜다른 발전사 사장의 입장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원자력 준공부터 양수발전에 관한 히스토리를  모두 알기 때문에 이야기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양수발전 태동의 역사) 아는 분은 이해하겠지만 모르는 분은 잘 모를 것이다.

-삼척그린파워에 많은 정성을 쏟는 이유는.
➜앞으로 이만큼 큰 용량의 화력발전소를 짓기는 힘들 것이다. 원자력은 몰라도 새로운 부지 확보는 삼척화력이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화력발전이 그리는 꿈은 기본적으로 환경이다. 화력발전은 디자인과 탄소문제, 환경문제, 또 발전소 부지 안에 들어서는 신재생에너지 문제 등을 모두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꿈을 그리듯이 그러한 발전소를 짓는다면 (전 세계 모두) 그렇게 해 달라고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화력발전의 수출의 시작이다.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은 어떠해야 하나.
➜그렇지 않은 기업도 있지만 중소기업 대부분은 공기업과 살을 부딪치기만 해도 덕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 비율이 60내지 70%나 되는 것 같다. 이래서 1년 전부터 프로모션데이를 열어 공기업과 살을 맞대고 싶은 사람, 기업, CEO를 모두 다 불렀더니 200여 업체가 왔다. 직접 중소기업 CEO들에게 강의하면서 공기업의 높은 문턱을 부수겠다고, 모든 진입장벽은 다 허물어 놓겠다고 말했다. 단 여러분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과 제품은 향후 삼척그린파워에 접목되는 만큼 정말 좋은 기술을 보여달라고 부탁했다. 삼척그린파워 만큼은 품질 좋고 경제성 있는 제품과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어떠한 제도도 바꾸어서 쓰겠다고 했다. 그런데 중소기업 스스로 자사의 제품은 우수하다고 하면서도 NEP, NET 내지 특허도 얻지 못할 정도다. 스스로 자격이 없는 것은 아닐까. 200개 업체 중 실제 만나본 기업은 10개 업체에 불과하다. 대한민국의 중소기업의 미래는 이래서는 안된다.

-최저가 낙찰제에 따른 문제점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잘 알고 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해봤다. 미국의 경우, 군사시설이나 플랜트, 특히 발전시설의 경우는 최저가 낙찰제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일본도 자기들 스스로 심사하면서 실행하고 있지 않다. 최저가 낙찰제는 우리나라에게만 있는 제도다. 최저가 낙찰제로 인한 문제점은 품질저하다.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옳게 못 일어서는 이유 중 하나도 최저가 낙찰제다. 이에 우리가 직접 나서서 하도급 관리업체를 관리하고 나섰다. 직접 하도급 업체를 관리하며 체불된 임금을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반발해 하도급업체들이 윤리경영과 관련한 점수를 낮게 주었지만 이들에게 좋은 점수를 달라고 구걸하지 않았다. 그래서 불리하게 나온 것도 사실이다. 우린 게의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