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상 발전노조 위원장은 13일 오전 과천 정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5년간 산자부는 발전6사의 감사 자리에 대통령 선거에 공헌한 정치인들에 대한 답례격의 낙하산 인사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산자부는 정부정책 운운하며 발전노동자의 임금은 2%로 묶어놓고 낙하산 경영진들에 대해서는 5년간 168%나 인상했다”며 “1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국세가 낭비되는 것을 알면서도 여론과 국익을 무시한 채 발전회사를 분할한 산자부의 목적이 결코 정의롭지 못함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또 “발전파업과 관련해 사측이 대규모로 징계를 할 경우에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며 “산자부의 배후조종이 공문으로 밝혀진 만큼 산자부를 상대로 투쟁과 교섭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대정부 투쟁을 선언했다.

그는 또 “지난 4일 노사양측은 자율타결을 목표로 성실히 교섭에 임할 것을 약속했지만 사측이 한번도 교섭장소에 나온 적이 없다”며 “단시간 내에 파업을 중단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징계가 내려진다면 법적 소송도 불사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전노조는 분사전 1,394명이던 경영진과 관리직이 분사이후 902명이 증가해 2,297명에 달한다며 이로 인해 성과급 및 경영평가 인센티브 평균치를 포함해 모두 246억원의 비용이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직권중재안의 수용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 위원장은 “18일 중노위의 직권중재안이 나오는데 노조가 생각하는 중재안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중재안의 수용여부는 그때 가서 향후 계획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발전노조는 12일 양양 양수발전소 준공식 현장에서 산자부를 규탄하는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호동 초대 발전 노조위원장도 참가한 이날 시위에서 발전노조는 산자부가 발전회사 노사관계 파탄을 배후 조종하고 있는 것이 공문으로 확인됐다며 산자부를 규탄하기 위해 이원걸 차관이 참석한 준공식 행사장에서 시위를 벌였다고 밝혔다. 

발전노조가 지난 파업당시 핵심 쟁점으로 주장했던 발전통합 문제와 관련해 발전사 한 관계자는 “노조가 발전통합 문제를 주장했는데 근본 핵심은 한전의 배전분할 중단에 있다”며 “배전분할 중단으로 왜곡되어 버린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그 문제의 핵심이 있는데도 아무도 주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발전파업 이후 발전회사 통합문제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고 있다.
4일 발전파업 당시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은 성명을 통해 “파업은 잘못된 전력산업구조개편에 따른 전력대란 사태를 막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공익을 위한 파업”이라고 파업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단 의원은 “경쟁체제 도입을 취지로 추진되고 있는 ‘전력산업구조개편’은 효율성 증대는커녕 3년만에 총 1조원에 이르는 추가비용만 발생시켰다”며 “특히 이 중에는 발전회사를 5개로 나누며 간부증원 및 유지비용으로 3년에 걸쳐 추가된 249억과, 발전원료를 회사별로 구매하며 낭비된 2,700억원의 추가 구입비용이 포함돼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파업이 종료된 5일 열린 열린우리당 고위정책조정회의에서 최철국 의원은 “파업이 철회됐다고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며 “파업의 근본 배경인 발전자회사를 한전으로부터 분리한 문제점을 재검토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발전자회사 분리를 다시 통합하기는 어려워도 이런 문제점들을 파악해서 대처하는 것이 이번 파업이 남긴 과제라고 본다”며 “불필요하게 정부나 발전 5개사가 노조를 자극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4일 이후 교섭이 중단됐던 발전노사는 14일과 15일 이틀연속 2006 임단협 교섭을 진행했다. 이와 관련해 발전노조는 회사의 교섭재개를 다행스러운 일로 평가하면서도 불성실한 교섭행태를 되풀이 하지 말고 자율타결을 목표로 성실하게 교섭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7월 12일 발전노조가 개최한 임시총회와 관련해 발전5사는 8일 각각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고 근무지를 무단으로 이탈한 노조원 1,177명 중 973명은 경고를 175명은 견책을 18명에 대해서는 감봉 등의 징계를 결정했다.

발전5사는 9월 4일 발전파업과 관련해 참가자 2,009명 전원에 대해서도 원칙대로 처리한다는 입장이어서 또다시 대규모 징계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발전 노사업무실 관계자는 “경고는 징계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견책 이상의 결정이 내려진 193명이 징계를 받았다”며 “초간고시 응시, 호봉승계 1회가 각각 제한되며 인센티브도 100%당 20%가 감액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