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수 한국수력원자력 건설본부장

대한민국 원전건설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 자부할만하다. 1970년대 첫 발을 내딛을 당시 외국기술에 의존해야 했지만, 80년대 기술습득 단계를 거쳐, 90년대에 한국형표준형원전 건설과 차세대 원자로 개발을 꿈꾸게 됐다. 그리고 2000년대 개선형 한국표준형원전과 신형경수로(APR1400) 건설은 물론, 최초 수출이라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그리고 이제는 미자립 기술의 100% 독립을 위한 거침없는 행보가 진행중이며, 동시에 차세대 원전(APR+)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원전 건설을 책임지고 있는 정인수 한국수력원자력 건설본부장의 어깨가 가볍지 않다. 공사기간 단축과 건설비 절감 등 ‘대한민국 원전건설 경쟁력 제고’라는 최고의 ‘화두’가 그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공사기간 단축은 모듈화 공법, 철근 이음매없는 공법, 원자로냉각재배관 자동용접 등 신기술, 신공법을 적용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통해 공사비 절감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계획이다. 그가 핵심 화두로 내건 ‘명품발전소’는 바로 신울진 원전 1,2호기가 될 전망이다. 세계에 유래가 없는 원전건설 문화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발전소 건설현장’을 이곳에 만들겠다는 포부다.
신울진원전을 세계 최고의 명품발전소로 만들고, 이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UAE 원전의 성공적 완수를 위해 모든 역량을 쏟겠다는 각오다.

-대한민국 원전을 건설하는 총 책임자인 건설본부장으로서 책임감이 클 것 같은데?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설비용량 기준으로 41%까지 원전 비중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20기 이상의 원전을 추가 건설해야 한다. 원전비중 확대 정책의 차질없는 이행은 물론 우리회사 신성장동력인 해외사업 및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 한수원이 세계 최고의 발전회사로 발돋움하는데 건설본부가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도록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품질, 안전, 환경을 최우선으로 하여 원전건설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UAE원전사업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그 다음은 원전건설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핵심설계·기자재 독자기술 개발 및 완전한 기술 자립화(Nu-Tech2012와 연계) 추진, 건설공기 단축 및 공사비절감 노력, 사업관리 글로벌화를 위한 업무프로세스의 선진화, 표준화와 미래 수요 증가에 따른 글로벌 기술인력을 양성하는데 집중할 것이다.
또한, 인천만조력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수익성 있는 신재생에너지사업의 육성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한수원의 사회적 책임의 능동적 완수 및 원전건설 지역 수용성 향상을 위해 서민 일자리 창출 등 지역공존형 원전 건설, 지역과 상생하는 투명한 원전건설을 추진하겠다. 또 중소기업과 상생협력 강화를 통한 원전 참여 모든 업체와의 동반 성장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목표가운데,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명품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데 힘을 쏟겠다. 명품 원전이라 함은 건설과정중 중대한 안전사고, 품질사고의 발생이 없는 완벽한 건설을 추진해 준공 후 첫 주기부터 한주기 무고장 운전(One Cycle Trouble Free)을 달성하는 발전소를 말한다. 또 하나는 최초로 40개월대 원전 건설에 대한 도전이다. 세계 최단기간의 원전건설을 추진함으로써 세계에 우리의 원전건설 기술력의 절대적 우위를 확보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신기술의 개발, 도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건설본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방안은?
▲무엇보다도 미자립 핵심기술인 원자로냉각재펌프(RCP),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을 개발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으며, 당초 계획보다 3년 앞당겨 2012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원전계측제어시스템은 7월 기술개발을 완료하였고 원자로냉각재펌프도 2012년 6월까지 기술 개발을 완료, 신울진 1,2호기에 적용할 예정이다. 또한 원전 건설공기 단축과 시공성 향상을 위해 모듈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철근과 거푸집 대신 철판을 사용하는 SC(Steel Plate Concrete)구조 모듈은 기술개발을 완료, 신고리 3,4호기에 시범 적용하고 후속 원전에 점진적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구조물과 계통+기기를 일체화 해 설치하는 복합모듈은 2012년 말까지 완료할 예정입니다. 이밖에도 원자로건물 격납철판 3단 동시 인양 설치, 원자로냉각재배관과 원자로내장품 병행시공, 원자로냉각재배관 자동용접 등 다양한 기술을 개발해 건설중인 원전에 적용하고 있다.
UAE 원전 수주 이후 세계 원전시장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견재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보다 빨리 최고수준의 건설능력을 배양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글로벌화된 사업관리 기법 개발, 건물체적 및 배치 최적화, 신기술·신공법 개발 등의 업무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7월 플랜트건설기술연구소를 발족한 바 있다.

-어떤 점을 가장 보완해야 한다고 보나?
▲무엇보다,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기술력은 물론 직원의 역량과 사업관리 체계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지금까지 국내에서만 원전사업을 추진하였으므로 국내사업에 대해서는 풍부한 기술과 경험이 있다고 판단하나 직원들의 글로벌적인 사고와 능력은 미흡하다고 본다. UAE 원전사업은 물론 이후 지속적인 해외사업을 위해서도 글로벌 인재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직원들의 자기계발은 물론, 회사에서도 우수한 인재를 충분히 양성을 하는 것과 글로벌화 된 선진 사업관리기법의 개발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고 본다.

-신울진 1,2호기 건설이 갖고 있는 의미는.
▲신고리 3,4호기가 APR1400 노형의 최초 건설이라면, 신울진 1,2호기는 우리의 기술로 개발하고 건설하는 최초의 완전 국산화 원전이라는 의미가 있다. 이전까지 원전건설에 있어 핵심기술에 대해서는 외국에 의존하였으나 신울진 1,2호기부터는 국산기술로 개발한 원자로냉각재펌프, 원전계측제어설비(MMIS) 및 핵심설계 코드 적용해 건설할 예정이다. 이는 대단히 중요한 것으로 향후 해외원전 수출을 외국의 도움없이 우리나라 스스로 추진할 수 있어 세계 원전건설 시장에서 우리의 위상과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울진 1,2호기 건설과 관련, 어떤 점을 당부하고 싶나.
▲신울진 1,2호기는 최초 완전 국산화를 목표로 추진 중에 있는 사업으로서 건설에 참여하는 관계자들은 우리나라 원자력사업의 새로운 전환기의 주인공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기를 먼저 당부하고 싶다. 다음으로는, 철저한 안전관리를 통해 안전사고 제로화를 목표로 혼신의 힘을 다하여야 할 것이며 이는 건설품질 확보 및 공기 준수로 이어져 명품 원전 건설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또한, 품질, 환경을 최우선시하는 선진건설문화 정착에 관계자 모두 동참하여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 절차 준수를 생활화하고, 현장 청결 및 환경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원전 건설의 품질과 안전 확보는 최일선 현장 작업자의 손에 달려있음을 명심하고 최고의 작업 환경 조성 등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한다고 본다. 한수원을 비롯해서 시공사 및 협력사 관계자 모두 상생하는 건설문화 조성에 최선을 다해 주기를 거듭 당부드리고 싶다.

-원전비중 확대의 관건이 바로 지역의 원전 수용성 제고인데, 앞으로 어떤 점에 중점을 둘 계획인지.
▲한수원의 목표는 ‘지역공존형 원전건설’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원전의 지역 수용성은 단순히 지역에 금전적, 물질적 도움을 준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원전 건설로, 지역이 보다 잘 살수 있다는 희망과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이끌어 나가며, 지역의 애로사항을 함께 아파하고 같이 해결해 나갈 때 비로소 풀리는 문제다. 또한, 한수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시공사는 물론 원전산업계 전체가 고민하고 해결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건설인력 부족 현상이 심각할 것 같은데?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국내,외 원전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역량을 지닌 충분한 전문 인력의 적기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원전 전문인력은 단 시일내에 양성될 수 없고 분야별 전문지식과 최소 5∼6년 이상의 실무경험을 필요로 한다. 한수원은 원전건설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교육과정 전문성 강화, 사외 전문업체 활용 확대 및 해외사업 대비 글로벌 비지니스 교육과정을 신설, 운영 등 금년부터 건설교육 분야를 실무와 연계된 단계적 전문교육 및 글로벌 인재양성 체제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 시행하고 있다. 또 급증하는 원전 수요 인력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신입직원 채용, 인턴제 활용은 물론 풍부한 경험을 지닌 퇴직인력 활용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민간전문가 활용을 확대하는 등 한수원 뿐만 아니라 국내 원전산업 전반을 대상으로 인력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