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가 한전에 통합되든, 전력거래소에 그대로 있든, 어떻게 되어도 좋다. 문제는, 이를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는 기능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대한전기학회의 2012년도 차기 회장에 선출된 문영현 연세대 전기공학부 교수는 9.15 정전 사태와 관련해 전력산업계의 최대 이슈로 등장한 계통운영 업무의 한전 재통합 ‘논란’과 관련해 감시 기능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문 교수는 “현재 SO가 전력거래소에 남아있는데 감시 기능으로서 전기위원회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는데, 최근에 그 기능이 지식경제부로 넘어간 바 있다”며 “전력산업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아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SO 감시기능이 확실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발언 수위는 높아졌다. 문 교수는 전력산업을 관장하는 정부 관료들이 1년마다 바뀌고 있는데, 대부분 전문성이 부족하다며 (1년마다 바뀌는 것은)책임을 회피하려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교수는 특히, 9.15 정전과 관련된 문책성 인사와 관련해 수장인 장관이 책임을 졌으면  된 것 아니냐며 실제 업무를 담당하고 있던 현장 엔지니어들을 문책한 것은 도가 지나쳤다고 말했다. 그 의미에 대해 문 교수는  SO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엔지니어들의 ‘권리 보호’가 필요하다며 SO에 대해 현장에서 판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권한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순히 계통 통합이냐, 현재 시스템이 나으냐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문 교수가 이같은 발언은 대한전기학회 2012년도 차기회장으로서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학회를 이끌어 갈 생각이냐는 질문 과정에서 나왔다. 지난 11월 11일 개최된 대한전기학회 제2차 평의원회에서 2012년도 차기 회장에 선출된 문영현 교수는 오는 2013년 임기를 시작한다.

문 교수는 “무엇보다도 내실있는 학회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사회에 대한 비판적 기능을 살리겠다”고 말했다. 전력산업 발전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기 위해서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건전한 비판 기능을 수행해 전문가들이 대우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사회적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기획위원회 내에 관련 대응팀을 상설로 구성, 문제 발생시 즉각 전문가들로 T/F를 구성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문 교수는 그간 전기학회는 비판 기능이 부족해 스마트그리드, 전력시장시스템, 신재생에너지 등의 도입과정에서 정부정책에 '순응'해 왔다며 해당 정책을 면밀히 분석, 무엇이 잘못됐고 잘 됐는지, 부족한 점은 없는 지, 꼼꼼히 살펴 이에 관한 ‘리포트’를 제시해 정부 정책에 대한 견제와 건전한 비판 기능을 수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비판 기능이 약해지면서 전기전문가들이 제대로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또 학회내 부문회간의 불균형 해소에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한편, 새로운 분야를 개발, 새로운 인재도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문 교수가 제시한 새로운 분야는 스마트그리드, 신재생에너지, 전기자동차, 의공학, 군사용로봇 등이다.

학술대회와 관련해서도 말을 이어 갔다. 문 교수는 기존 단순한 학술대회 이상의 다각적인 행사를 기획하는 한편, 기존 ICEE, ICEMS 등의 발전을 계속 지원하고, 아울러 SCI급 유명 논문저널 출판사와 논문출판 제휴 협약을 추진 하는 등 저명한 국제학술대회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교수는 차기 회장에 출마하면서 “(전기)학회는 지금 개혁이나 변화보다는 내실이 중요하며, 사회 참여를 위한 새로운 바람이 필요하다”며 “전문가가 대접받는(제 역할을 하는) 사회, 학회 본연의 임무인 ‘건전한 비판기능’을 살리고, 전기인의 중심으로서 ‘전기학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문 교수에 따르면 한전, 발전6사, 한전기술 등 전력관련 회사의 사외이사 32명(파견 제외) 가운데 전기분야 전문가는 1명도 없는 실정이다. 2012년도 차기회장으로서 문영현 교수가 ‘전문가’를 강조한데는 이같은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