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기업 투명성 강화를 위해 2002년 제정한 ‘사베인 옥슬리법’이 오는 15일부터 미국에 상장한 외국기업에도 적용됨에 따라 한국전력 등 미국 증시에 상장된 국내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사베인 옥슬리법’은 엔론 사태(2002년 엔론을 비롯한 미국 대기업들의 회계부정 사건)를 계기로 제정된 법으로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에 의한 확인서 및 내부통제에 대한 보고서 제출, 외부감사인 감사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사베인 옥슬리법’중 외국 상장기업들이 가장 부담을 느끼는 것은 외부감사인의 감사를 강조하고 있는 ‘섹션 404’조항.

이 조항은 외부 감사인이 회계 관리시스템을 점검, 투명성에 문제가 있다면 회사비용을 들여 시정해야 하는 의무사항이 들어 있어 회계 관리절차시스템 구축과 감사비용까지 기업이 부담해야 한다고 돼 있다.

설상가상으로 막대한 비용을 들여 만든 재무제표가 외부 감사인의 지적으로 수정하게 될 경우 내부회계시스템의 미비로 인한 신인도 하락이 불가피해 기업들은 이중고의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994년 미국에 상장된 한국전력 국제금융 관계자는 “오는 2007년 연차보고서 제출부터 내부통제 절차에 대한 외부 감사인의 인증서를 첨부해야 한다”며 “미국의 상장기준에 맞춘 비용부담을 어느 정도 각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2005년 회계연도에 ‘섹션 404’에 대비, HSBC는 2,840만 달러,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440만 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알려져 국내 미국상장 기업들의 비용부담이 수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현재 뉴욕에 상장된 우리나라 기업은 한국전력, 국민은행, KT 등이 있으며 나스닥에는 웹진과 하나로텔레콤 등이 상장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