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료구매비용 급등에 따른 발전사의 적자 해소방안으로 ‘전체연료 통힙구매’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발전분할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지만 한전과 발전5사는 전기요금을 인하할 수 있다는 논리를 앞세워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사진은 유연탄 저탄장.

■ 통합구매? 왜?

발전연료 통합구매는 연료구매비용 급등에 따른 발전사의 적자 해소방안과 함께 현행 연료구매의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본격화됐으며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바 있다.

이에 한전과 발전5사는 1, 2단계에 따라 연료통합구매본부를 구성, 발족하는 등 1단계로 중국탄 통합구매를 시행, 792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했다.

연료통합구매본부가 최근, 지경부와 한전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발전회사 분할이후 회사별 개별구매로 인한 구매력이 약화된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통합구매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분할 전, 통합구매 볼륨에 따른 어드밴티지를 상실해 협상테이블에서 구매협상력이 저하된 점도 연료구매비용 급등 요인으로 주목했다.

세계 4대 메이저 회사의 대형화로 판매자중심의 시장으로 전환되면서 유연탄 가격이 상승한 것도 통합구매 필요성의 명분으로 강조하고 있다.

특히, 전체 전력원가에서 발전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78%로 이 가운데 연료비가 73%를 점유하는 만큼 전기요금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하고 있다.

■ 완전통합구매 추진일정은?

▲ 유연탄을 하역하고 있는 모습.

1단계 추진방안에 따르면 상반기의 경우 ▲중국탄 통합구매를 위해 발전5사간 협약체결 ▲남동발전 주관 연료통합구매본부 구성, 발족 ▲6월 중국탄 통합구매 완료 등의 일정을 담고 있다.

1단계 중국탄 통합구매 기대효과를 담은 보고서를 지경부와 한전에 제출한 연료통합구매본부는 14일 현재, 2단계 완전통합구매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보고서를 이달 말까지 수립, 전체연료 통합구매방안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특히, 조직과 인력, 예산, 재고, 수송 통합운영으로 시너지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비롯해 늦어도 10월까지 2단계 완전통합구매본부를 발족내지 전담 회사 설립이라는 계획도 포함해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보고서는 11월까지 2단계 완전통합구매를 시행키로 하는 등 전체연료로 확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발전사 관계자는 “이미 중국탄 통합구매로 1단계 통합구매는 완료됐다”며 “지경부와 한전에 완전통합구매 기대효과와 추진일정, 추진방안 등에 대한 보고서를 마련하고 있어 8월말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8월 보고서에는 전체연료 완전통합구매 방안과 개별구매 방안, 통합구매 확대방안 등 3가지 안을 동시에 마련하고 있다”며 “완전통합구매를 전담할 회사를 새로이 신설하는 내용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완전통합구매 따른 기대효과?

6월, 중국탄 통합구매로 약 792억원의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발전사 관계자는 “지난해 톤당 146.44달러였는데 통합구매로 78.12달러에 구입해 지난해 47% 수준에서 계약했다”며 “약 792억원의 절감효과를 거두었다”고 말했다.

이를 토대로 전체연료를 통합구매 할 경우 기대되는 효과는 약 5,49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통합구매로 효과로 약 5,32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또 수송선박 통합배선을 통한 채선료 절감 등의 수송비용을 감안할 경우 110억원을 절약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하고 있다.

재고비용 또한 수송선박 적기투입으로 재고일수가 감축에 따른 재고비용 또한 약 65억원이 절감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일 재고비용이 약 13억원인 것을 감안해 5일치를 계산한 것이다.

보고서는 전체연료 통합구매로 약 1.7%에 달하는 전기요금을 인하하는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내다봤다.

■ 정부 통합구매 반대…가능할까?

지경부는 연료 통합구매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다.

기본적으로 통합구매가 발전사 간의 경쟁을 저해할 뿐 아니라 발전분할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 만큼 통합구매에 부정적이다.

개별구매를 원칙으로 하되 필요에 따라 통합구매를 1~2차례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통합구매나 공동구매 방법 등을 통한 방법으로 유연탄을 구매해 발전원가를 낮추고자 하고 있지만 이 같은 방법으로는 한계성이 있다”며 “보다 발전적인 조달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자원개발 전문가들 또한 통합구매와 같은 방식으로 연료비절감과 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합리적인 발전연료 구매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며 “위험관리기법을 활용한 발전 연료 조달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을 언급했다.

광물자원공사 관계자 역시 “전문가를 육성해 연료수급에 대한 선진기법을 도입해야 한다”며 “공동구매나 통합구매는 일시적으로 구매자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 전기요금 인상억제 최대 지름길

반면, 한전을 비롯한 발전노조는 통합구매를 환영하는 입장이다.

연료비 절감이 전기요금 인상요인을 억제하는 최대의 지름길이라는 이유에서다.

한전 관계자는 “발전원가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추진하는 게 당연하다”며 “연료구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뭐든지 하는 게 맞다”는 논리를 앞세워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발전노조 또한 찬성하는 분위기다.

발전노조 관계자는 “발전사를 분할해 놓고 이제와 연료통합구매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한전 스스로 전력산업구조개편의 문제점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점을 외면한 채 통합구매만을 언급하는 것은 한전의 실익과 신규사업 확장을 위한 것으로 해석되어 씁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2002년 발전노조 총파업 당시 우리가 일관되게 주장한 것이 바로 공공효율성 이었다”며 “전체연료통합구매는 한전 수직통합을 향한 하나의 방향인 만큼 찬성한다”고 말했다.